늘었다 줄었다, 이상한 연말 인구 이동

공무원들과 일반 시민들의 관심사가 늘 같지는 않다. 특히 시민 전체에게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지만 개별 시민 각자의 생활에는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는 문제에 대해 그렇다.

요즘 공무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시 인구문제도 그런 것 중 하나다.

지난 2015년부터 연말만 되면 순천시 인구가 줄고 이웃 광양시의 인구가 늘고 있다. 그러다 몇 달 지나면 슬그머니 엇비슷하게 제자리로 돌아간다. 순천시 전략기획과에서 나온 통계청 자료로도 확인된다.

이 자료를 보면, 2015년 12월에 순천시 주민등록 상 인구가 525명 감소했다가 이듬해 3월 424명 증가했다. 순천시 관계자는 이런 회복세가 “1년 동안 계속된다.”며 “12월의 인구이동 자체가 일시적 이동”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이상한 이동은 2016년 말에도 반복됐다. 당시에는 12월에 순천시민 1천 315명이 감소했고, 이웃 광양시의 인구는 2천 967명 증가했다. 그러나 3월에는 순천시 인구가 1천 143명 증가하고 광양시의 인구가 2천 697명 감소했다. 올해 11월 통계에서도 순천시민이 115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을 두고 순천시 공무원들은 신경이 거슬린다. 한 관계자는 “2015년만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을 겪고나서 올해는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말을 중점유출기간으로 정하고 일단위로 변동상황을 점검중이다.

연말연초의 일시적 인구이동은 오랫동안 전국적으로 발견돼온 사항이다. 인구수는 흔히 행정의 성과를 나타내는 가지적 지표로 활용된다. 또 중앙으로부터의 교부세 산정에 한 요인이 된다. 국회의원이나 기초의원 수에도 영향이 있다. 연말의 이상한 인구이동도 이런 이유들 때문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순천시 담당 공무원들은 이런 점에서 광양시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광양시는 2015년 ‘아이 양육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 기본계획을 세우는 등 인구 증가와 관련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거주자의 전입신고 유도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이를 공무원들의 근무평가와 연계시켜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었다.

인구의 지속적 증가를 원하기는 마찬가지인 순천시로서는 연말이면 나타나는 이상한 인구이동에 촉각이 곤두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송구영신을 위한 마감행사로 바쁜 연말연시에 시청 직원들은 인구이동 숫자를 확인하며 서류상의 인구를 지키느라 속앓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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