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전문서점 주인 최정진 시인

최정진 시인은 1980년 순천에서 태어났다. 2007년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첫 시집 『동경』은 2011년 창작과 비평사에서 출판했다. 그는 문화의 거리에서 문학공간 ‘생각구름’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에는 전남문화관광재단의 지원을 일부 받아 시집 『네가 꾸는 꿈속으로 들어가려고 네 잠꼬대에게 길을 물은 적이 있다』 가 출판되었다. 순천에서 더 넓은 문학의 세계로 들어가는 또 다른 길을 묻고 있는 최 시인을 만나보았다.<편집자 주>


최정진 시인은 순천과 중앙의 문학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중앙문단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순천으로 초대해 순천시민과 소통하는 행사를 주선하고 있다. 중앙이 아닌 소도시에서 이렇게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발굴하는 일은 소외된 문화예술을 발전시키는 순기능을 한다. 행사는 다양한 예술분야와 협업을 통해 운영된다. 이에 호응해 관광객들의 참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향후 문학 본연의 다양한 장르인 희곡, 소설, 동화, 시 등의 협업을 통해 문학을 전면적으로 활용하는 활동계획도 기획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남문화관광재단의 후원금으로 진행된 ‘작가와의 만남’은 작가와 독자가 작은 공간에서 공개대담이라는 형식으로 호흡을 함께 하며 진행된다. 관객들은 중앙에서도 알려진 작가와 만난다는 것에 매료된다. 이 사업의 주제는 조금씩 바뀌지만, 3 부로 나눠 진행한다. 지난 4월에 처음 문을 열었다. 지난 12월 초에는 ‘문학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다섯 번째 만남을 가졌다.
 

▲ 작가와의 만남으로 독자와 공개대담 중이다


최 시인의 경험담이다.
“A양(순천대학교 공과대학)은 카페에서 우연히 광고 포스터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문학에 관심이 많은 A양은 서울에서는 이런 행사가 많은데 비해 순천에는 없다는 것에 그동안 문화적 박탈감을 느껴왔다고 했다. B군은 작가 지망생이다. 그는 ‘작가와의 만남’에서 서울에서 온 김소연 시인의 손을 잡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동안 김 시인의 시를 즐겨 읽으면서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하더라.”

모든 것이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문화 역시 중앙에 집중되어 있다. 중앙무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이 접하기 어렵다. 심지어 소식마저도 정확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 문제는 소도시에 살고 있는 누구나가 느끼는 문화적 빈곤이다. ‘생각구름’은 순천에서 이런 갈증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 최정진 시인이 자신의 시집을 구독한 독자에게 사인을 하는 중이다


그가 순천으로 내려올 때 걱정하던 한 선배작가는 생각구름을 방문한 후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순천출신 30대 소설가도 가끔 조언을 구하러 최 시인을 방문한다.

최 시인은 “이곳에서 한 인간으로 보람은 느끼고 있다. 그러나 시인으로서 한참 성장하는 시기에 고향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중앙과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이곳에 온 후로 원고청탁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로 줄었다.”고 한다.
 

▲ '생각구름' 전면 사진


최정진 시인은 상대적으로 일찍 중앙 문단에서 고향으로 내려왔다. 그는 의미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가 운영하는 시집 전문서점 ‘생각구름’은 문화의 거리에 생기를 더하고 있다. 사람이 적은 주말 오후에도 서점 앞은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진다. 생각구름의 성공은 최 시인 뿐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좋은 일이다. 이 작은 공간이 청춘 창업과 관광의 명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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