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0대 견습공이 일터에서 죽었다. 그는 현장실습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동을 하고 있었다. 아직 고등학생이다. 한 모퉁이만 돌면 그 ‘화려하다’는 20대 청춘이 시작되는데, 미처 생각지도 못한 변을 당했다.

그것도 교육의 연장이었다고 한다. 특성화고 학생이 학교를 졸업하기 전 거쳐야 하는 학습과정의 하나다. 진학률이 70 퍼센트나 된다는, 대학을 향한 넓은 대열에는 들어가지도 않았다. 선택 아닌 선택이었다.

그가 18세가 될 날이었던 11월 23일에는 수능이 치러졌다. 포항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일주일 미뤄진 수능이 치러진 날이 하필 그날이었다.

지진과 예기치 않은 날짜변경으로 놀라기는 했지만 전국의 고3 학생들은 예년처럼 시험을 치렀다. 늦어서 달리기도 하고, 경찰차 신세도 졌다. 그들의 부모들은 교문 앞에 서서 자녀의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수능이 끝나도 논술시험 대비에 매달리고, 자신의 운명을 결정한다는 시험점수를 기다리는 중이다. 이 기다림이 끝나도 아이들은 끝없이 시험에 직면할 것이다. 이른바 무한경쟁의 와중에 있다. 경쟁적인 교육과정을 거쳐 경쟁의 세계 속에 내던져진다.

경쟁이 일상화 된 세계에서 교육과정이 그것을 닮아 있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교육의 중요한 목적이 학생을 미래에 준비시키는 것이니까. 또 학생들은 주변 환경을 보고 배우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 건강한 사회, 건강한 공동체에서 건강한 교육도 가능할 것이다.

이렇게 아이들이 온 사회의 관심을 받는 기간에 순천에서는 마을교육공동체의 토론회가 열렸다. 공동체가 교육기관의 부담을 나눠보자는 제안이다. ‘전남도교육감 순천추대위원회’ 결성 기자회견도 열렸다. 모두 새로운 교육에 대해 갈망하는 움직임이다.

작년 겨울 촛불들이 세상을 바꾼 뒤로 사람들은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는 듯하다. 정권도 바뀌었고, 세월호 등과 관련된 사회적 참사법도 제정돼 국회를 통과했다. 이렇게 세상이 하나둘 변해갈 때 교육도 함께 변해가지 않겠는가?

순천시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16일 발표된 순천시 종합감사는 여전히 순천시 행정에 메워야할 틈이 있음을 보여준다. 빈틈을 채우고 비틀어진 것이 있다면 펴야할 일이다.

이제 반년 앞으로 다가온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자천타천 후보들도 꿈틀거리는 모양새다. 순천시민들이 자신과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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