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마이스터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 입법청원운동 전개

“근무는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인데, 실제는 오후 6~7시가 되어야 퇴근했어요. 점심과 저녁시간도 30분인데, 수영장 스낵바에 있을 땐 교대할 사람이 없어 밥도 못 먹고 일할 때가 많았어요.”

“어떤 날은 주방에서 일을 조금 느리게 하는 친구에게 ‘정신차려라. ㅅㅂㄴ아 정신 똑바로 안 차리냐’라는 말도 했어요.”

“3개월 동안 막말 듣고 무시당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컸어요. 지금은 그런 게 없어서 좋아요”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회사에 가서 근로계약서 작성하지 않느냐고 말하면 찍힐 것 같았어요”

“‘최저임금도 안되는 것 같아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괜히 말했다가 짤릴 것 같았어요”

“우리 반 친구들은 거의 다 현장실습을 나갔어요. 근데 현장실습 갔다 와서 다시 그 회사로 취업하고 싶다는 친구는 거의 없어요. 졸업 전까지 현장실습 나가 일하다가 대부분 대학에 가거든요. 어차피 학교에서 노느니 현장 가서 돈 벌고 졸업 후에 대학가자는 생각이에요”

2016년 가을 현장실습을 다녀온 6명의 특성화고 학생들을 만나 인터뷰하면서 당사자들이 토로했던 이야기들이다.(2016년 10월~2017년 2월, 광장신문 연재)
 

교육도 실습도 아닌 현장실습 민낯
특성화고 · 마이스터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제대로 된 교육도 실습도 아닌, 저임금 노동착취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이 과정에 2011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현장실습생으로 일하다가 뇌출혈로 쓰러진 영광실고(현, 영광공고) 김00 씨, 2012년 울산신항만 공사 현장에 현장실습 나가 사망한 순천 효산고 홍00 씨 등 전남지역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사고 이후에도 전국적으로 현장실습생의 중대재해,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올해 1월 22일 전주에 있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상담원으로 일하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며, 다수 언론을 통해 관련 내용이 알려지며 특성화고 파견형 현장실습 폐지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년 연속 압도적인 취업률 전국 1위를 차지한 전라남도교육청 역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생은 노동현장에서 저임금, 장시간 노동, 성희롱 등 여러 형태의 인권침해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전공과 무관한 사업체에서 제대로 된 교육도 실습도 아닌 형태의 현장실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적 가치를 살리는 현장실습, 입법청원운동
현재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현장실습을 교육과정으로 교육적 가치를 살리는 법으로 바꾸자는 입법청원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입법청원운동은 지난 1월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서 현장실습 중이던 특성화고 재학생 사망 사건 이후,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폐지를 위해 구성된 ‘산업체파견현장실습중단과 청소년노동인권실현대책회의’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다. 입법 청원 운동은 10월 28일~11월 30일까지 진행하고, 12월 4일 국회 앞에서 입법 청원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온라인 청원 : http://bit.ly/현장실습폐지)

이제까지 직업계고의 현장실습은 초·중등교육법에 조차 명시되지 않았으며, ‘직업교육훈련촉진법’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이제라도 현장실습의 교육적 가치를 살릴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을 바꿔, 현장실습운영을  초·중등교육법에 담아 교육 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업계고 현장실습이 다양한 직무를 체험해 보고 지식과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볼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운영하고, 현장실습생의 인권이 보장되는 안전하고 건강한 실습 환경을 갖춰야 한다.

교육은 교육답게! 실습은 실습답게! 너무나 당연한 이 요구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현장실습생의 죽음과 중대재해가 있었는가? 촛불시민의 힘으로 입법청원운동의 성과가 올바른 직업교육을 세우는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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