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패시브 하우스 전남포럼 대표 박병열 건축사
“패시브 하우스는 인간과 지구 모두를 위한 것”
 

▲ 건축학도 시절 “한옥에 관심이 있었다. 그러다 한옥의 단점을 보완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패시브 하우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박병렬 건축사

순천시에서 건축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병열 대표는 순천대 건축학부에서 공부했다. 이어서 석사와 박사과정을 공부했지만 “박사는 수료라는 점을 꼭 밝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건축 설계사무소를 차렸다. 지난 6년 동안은 광양에 사무실을 차리고 있었다. 그러나 순천시에 짓는 건물들의 설계를 많이 했다고 한다. 올해 현재의 건물로 사무실을 옮겼다. 순천대에 출강도 한다.

패시브 하우스의 정의는 엄격해

그가 패시브 하우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3년 부터다. 그해 11월 남정동에 개인 주택을 지었는데 에너지 절약을 목표로 설계했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의 패시브 하우스는 아니었다. “패시브 하우스의 기준은 1.5리터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연간 건축물 1 제곱미터의 공간에 사용되는 등유량이 1.5리터라는 뜻입니다. 이 기준을 충족해야 ‘패시브 하우스’라고 인정받습니다. 독일 인증기관인 PHI의 기준이죠. 그러니까 남정동에 지었던 집은 ‘저 에너지 하우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남정동 LEH 단독주택

그가 말하는 PHI는 독일의 패시브 하우스 연구기관이다. 패시브 하우스를 보급하는 기업들의 기준을 제공해주는 단체다. 유일하지는 않지만 세계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 마치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아이폰 OS가 스마트 폰 생태계에서 대체불능의 운영체계인 듯이 인식되는 것처럼? 박대표는 이런 물음에 대해 “그렇다”고 대답한다.

PHI는 박 대표가 주도하고 있는 ‘패시브 하우스 전남 포럼’이 채택하고 있는 표준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PHI가 실질적인 세계적 표준”이라며 “국내 적용 시에도 한국의 특성에 맞는 기후를 반영하기 때문에 표준으로 사용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그 적합성을 주장한다.

그는 PHI의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 패시브 하우스를 2015년에 처음 설계했다. 홍선사의 선향다원(1.2리터)이었다. 그 후 금곡동 주상복합 패시브 하우스(1.3리터)로 이어졌고, 지금은 17개 동이 들어서는 순천만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작업에 참여 중이다.
 

▲ 순천만 에너지 자립마을 조감도

박 대표는 건축학도 시절 “한옥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한옥의 단점을 보완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패시브 하우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됐다. “우리 조상들도 단열에 관심이 많았더라고요. 당시에 사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단열을 한 거죠. 그런데 지금은 그 방법이 비효율적이에요. 현재는 현재의 기술로 구현할 수 있는 완벽한 단열 방법이 개발돼 있습니다. 물리학적으로 완벽한 수준이에요.”

우리나라 패시브 하우스는 초기단계

이런 반성에서 출발한 박 대표의 관심은 PHI에 이르렀고, 그 인증 디자이너 자격까지 취득했다. 그리고 그 표준을 보급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다.
 

▲ 연향동 PHI 선향다원

“우리나라의 패시브 하우스는 초기 단계”라는 박 대표는 “우리나라 보다 출발이 늦었던 중국이 우리를 앞서가고 있다”며 보급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11월 23일부터 3일 동안 패시브 하우스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일에 앞장서게 됐다. 순천시, 순천대 건축학부, 전라남도 건축사회가 주최하는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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