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겨울과 올해 봄을 뜨겁게 밝혔던 촛불집회가 시작 1주년을 맞았다.
당시 집회현장에 있었던 봉사자들과 참가자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촛불 1주년’을 맞는 그들의 소감을 받아 실었다. <편집자 주>


촛불로 배운 민주주의

JTBC 태블릿PC기사로 2016년 대한민국의 가을이 물들었다. 차가운 아스팔트 위의 겨울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절망을 안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사건은 분노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국민들 손에, 손에 들기 시작한 촛불은 꼬맹이들까지 들었고, 들불처럼 일어난 촛불은 전국 어디에서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대한민국의 얼굴, 대통령에 대한 배신감은 쉽게 식지 않았다. ‘박근혜는 퇴진하라’ ‘이게 나라냐’라는 구호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왔다. 박근혜 퇴진운동분부가 만들어지면서 전국적인 규모의 촛불집회는 더 강한 응집력을 드러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살아갈 학생으로서 집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던 나는 순천 국민은행 앞으로 나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차가운 아스팔트 위를 데우고 있었다. 몸의 추위를 녹이는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었다. 이런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했다. 글로 배우는 민주주의가 아니 라 몸으로 가르쳐 주는 민주주의가 내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주말마다 촛불을 드는 것은 당연했다.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 10대인 나도 사람들 앞에서 자유발언을 했다. 돈이 권력이 되고, 권력이 실력이 되는 세상이 끝나기를 바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말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살아가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소망을 담았다.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 앞에서 했던 말들이 지금은 내가 꼭 지켜야할 약속이 되었다. 열심히 노력하면 희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바뀌었다. 사람 한 명 바뀌었다고 세상이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한민국은 적어도 시작은 했다. 이 시작을 지키기 위해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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