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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 Rainbow - 무지개 너머에서 본 꽃을 만들어 선물해요
양현정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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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호] 승인 2017.10.23  13: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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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갈 진 (33살 왕지동) Florist (조례 호수공원근처 라젬 플라워)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은?
내가 하고 싶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버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찾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가장 안정적인 모범답안으로 인식되어 있는 현실이기에 더욱 그렇다. 틀을 깨고 나오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하지만 용기가 필요하다. 제갈 진 씨는 남보다 용기를 조금 일찍 낸 사람일 수도 있다.
 

   
▲ 진이씨 작품이다. 꽃은 몇 달씩 손수 말려서 제작한다. 부모님께 용돈드릴 때 이렇게 꽃이 묶여진 봉투에 담아드린다면 참 좋아하실 것 같다.

진이 씨는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좋았다. 손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지 뚝딱뚝딱 잘 만들었다. 종이 한 장과 가위만 있어도 예쁜 꽃을 만들어내곤 했다. 재능을 살려 디자인을 전공했고 졸업 후 직장생활도 해보았다. 막상 사회생활을 시작해보니 세상은 내가 생각했던 곳이 아니었다. 디자인 회사에서 상상 속의 도면을 실물로 만들어내는 일은 예술과 거리가 먼 노동이었다. 나는 시계 속에 작은 톱니바퀴처럼 열심히 바쁘게 제 할 일을 했지만 형태 없는 움직임 같았다. 그때부터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기 시작했다.

마음속에 커다란 회오리바람이 일기 시작한 때인 것 같다. 오즈의 마법사를 찾아 떠난 도로시처럼 큰 세상을 찾아 미국으로 떠났다.

계획대로만 일이 진행된다면 실패도 없을 것이다. 나름대로 무지개를 그리고 상상하며 무지개 너머(over the rainbow)를 계획 했었는데 인생은 언제나 열어보지 않은 초콜릿 상자 같다. 그곳에서 회계사를 준비하던 남편을 만나게 되었고 공부를 중단했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언제까지나 부모님께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없다며 남편은 가장의 길을 선택했다. 우리 부부는 그렇게 무지개 저 너머의 세상을 포기하고 순천에 정착하게 되었다.
 

   
▲ 첫째 아들 '단'이와 함께 - 이름을 따라 온라인매장 이름을 [다니 팩토리] 라고 지었다.우리가 순천에 정착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한 단이가 있어 행복하다.

처음 순천에 돌아왔을 때, 남편 원망을 많이 했었다. 삶의 주도권이 나에게 없었고 남편의 상황에 따라 많은 것이 결정된다는 것이 참기 힘들었다. 지독한 입시를 마치고 서울로 진학을 하면서 이곳에 돌아올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부부는 이곳에서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고 있다. 남편은 자신에게 가르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을 시작한지 3년 만에 남편은 학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는 집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위해 아동복 판매를 시작했다. 경험 없이 시작한 첫 사업이었기에 이윤은 적었지만 온라인 판매와 오프라인 운영에 대해서도 배웠고 꽃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플로리스트가 되기 위해 전문가 과정 수업도 들었다.
 

   

▲ 까페처럼 꾸며진 꽃집이다. 주로 드라이플라워 작품이 많은 탓에 미리 말리고 있다. 5월에는 하루에 2백여개씩 소 작품을 만들고 발송까지 했다고 한다.

플로리스트는 단순히 꽃이 좋아서 접근할 수 있는 직업은 아니다. 옛날 노래 속에 "꽃집 아가씨" 처럼 단순 판매자가 아닌 전문 직업이며 많은 이론적 배경지식과 실기 감각도 필요로 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경험을 충분히 살릴 수 있어서 나에게는 더욱 좋다. 소비자들의 취향도 아주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해야한다. 온라인 판매를 위해서 주문받기, 제작하기, 발송하기까지 모든 것을 혼자 해내는 일인 사업장이지만 언젠가는 각 분야마다 담당직원이 있는 업체로 키우고 싶다.
 

   
▲ 드라이 플라워 작업은 조심스럽기에 남에게 맡길 수가 없다. 제작부터 포장까지 모든 작업을 직접 한다. One Day Class 수업도 있다고 한다. 언협에서 초대하면 기꺼이 수업을 해준다고 약속하였다.

부부는 둘 다 본래 희망했던 일이 아닌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있다. 고객은 나의 실력을 가지고 싶어 하고 나는 나의 실력을 파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야 진짜 직업을 찾은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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