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대 거짓말이 있다.
“난 결혼 안 하고 혼자 살 거야.”
“이거 밑지고 파는 거예요.”
“늙으면 빨리 죽어야지.”
여기에 시의원의 거짓말을 하나 더 보태 4대 거짓말을 만들고 싶다.
“이거 제가 다 한 것입니다.”

시의원의 거짓말을 하나 더 보태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은 참으로 우습게도 내가 시의원이 되고 난 뒤이다. 내 자신이 시의원 출신이면서도 4번째 거짓말을 보태는 것은 경험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의원들이 집행부가 한 일을 본인이 다 했다고 자랑스럽게 늘어놓는 걸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의회에서 예산 심의를 할 때에 집행부에서 “의원님, 이 예산은 지역구 예산입니다”라고 하면 이 예산은 별 문제제기 없이 통과된다. 시의원들이 ‘지역구 예산’ 앞에서는 내 식구처럼 안아주고 감싸 주며 덮어 주는 것을 당연한 처사로 여긴다.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예산이 본회의장에서 통과되자마자 지역 주민들에게 본인이 나서서 예산을 만들었고 본인이 한 일이라며 문자를 보내고 SNS에 열심히 올리는 것을 보았다. 왜 시의원들은 시장이 한 일을 자신이 한일이라고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시의원 본연의 역할보다 집행부가 한 일에 더 관심이 많고 예산을 챙기는 것이 더 잘하는 것이라며 시민을 현혹하는 것일까?

지방자치법 제36조, 38조, 39조, 41조에는 의원은 지위를 남용하여 계약이나 이익을 알선하거나 얻어서는 안 되며 의원의 윤리 강령을 지키고 조례 제정 및 개정, 폐지, 예결산의 심의 및 승인, 행정 사무 감사의 고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쓰여 있다.

이처럼 의원의 권한과 역할은 법으로 정해져 있고 마땅히 지켜야 하는 것인데...

 나는 다른 의원들처럼 시민들에게 지역구 예산을 잘 챙긴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재선을 확실히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의원 본연의 역할에 더 충실해야 하는지 4년 내내 고민이 들었다.

나는 시민들에게 이런 문자를 보내고 싶다.
“제가 이번에 000의 불필요한 예산 얼마를 삭감했습니다.”
“000을 반영하기 위해 시민들과 토론회를 개최하여 조례를 제정하였습니다.”
“이번 행정 사무 감사에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00건을 지적하였고 내년에는 00 정책이 시행됩니다.”

최미희 전 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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