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한 고 이영욱 소방위와 이호현 소방사의 명복을 빕니다.

▲ 김경식
순천소방서 소방공무원. 행정학 박사

모월 모일 아침에 출근하여 전해들은 소식에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또 두 명의 소방공무원이 화재현장에서 순직했단다. 순직한 장소가 강원도 강릉이라고는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위험한 일을 같이하는 하나의 동료였지, 소속이 다르다고 타인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없다. (“소방관을 사랑했던 동생아… 좋은 곳에서 편히 쉬길”, 연합뉴스, 2017.09.17.)

이글을 쓰는 현재까지 정확한 사고원인을 발표하지 않아 필자의 경험으로 추론하는 점을 독자들에게 양해를 먼저 구한다. 전일 강릉 석란정에서 화재가 발생하였고, 일단 초동진화를 한 상태로 귀소한 상황에서 새벽에 재발화하여 관할 경포119안전센터에서 출동하였다가 순직한 것으로 추론된다. 화재가 발생한 강릉 석란정은 1956년 목조 기와 정자로 지어졌으며, 비지정 문화재로 강릉시에서 관리하고 있던 목조건축물이었으며, 주변에 호텔 신축공사로 인하여 흔들림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나중에 확인되었다.

여기에서 ‘왜 정년이 얼마남지 않은 59세의 소방공무원과 올해 1월 9일 소방공무원으로 입직한 신규 소방공무원이 화재현장에 둘만 출동했었느냐?’이다. 경포119안전센터 근무인원이 15명 정도로 알려지고 있는데 당일 근무인원은 격일제 근무는 7명, 3조2교대는 5명일 것이다. 운용하는 소방차량은 소방펌프차 1대, 물탱크차 1대, 구급차1대로 최대 3대일 것으로 추정된다. 즉, 소방펌프차에 기관과 경방 2명이서 출동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다.

만약(if)라는 단어를 쓸 경우 화재 현장에 처음과 같이 인근에 있는 소방관서의 지원을 받아서 출동을 하고 화재현장을 확인했다면 과연 순직이 일어났을까? 아마도 순직은 없었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부족한 인력에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있는 모든 소방공무원들이 반성해야 할 것이기도 하다. 시민의 목숨을 구한다고, 재산을 보호한다고 외쳐되지만 막상 실제는 그들을 지켜줘야 할 소방공무원들의 안전의식에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인원이 부족하다고 인력이 확보되어야만 현장 진입을 이야기하는 표준작전절차를 생략하고 있는 것에 큰 문제가 있다. 즉, 표준작전절차에 따라 적정한 인력과 장비가 확보되지 않으면 위험한 현장에서 물러나야 하며, 다른 곳으로 연소확대 방지에 주력해야 한다.

필자의 글은 쉽다. 그렇지만 실제 그렇게 될 수 있는가? 내 집에 불이 났는데 소방펌프차 1대에 소방공무원 달랑 2명이 와서, 우리가 위험하니 화재가 난 이곳은 타도록 놔두고 옆으로 번지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러면 어떻게 되겠는가? 화재진압에 따른 표준작전절차에 의한 화재진압전술로 출동한 소방공무원을 향해 원성을 높혀도 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독자들 입장에서 그러한 경우를 경험했는가에 의문점을 던져본다.

현재 전국 소방관서의 배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최소한의 장비와 인원만이 있을 뿐이다. 필자의 생각으로 지금까지 크고 작은 사고에서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이만큼이라도 지켜왔다는 것은 우리들의 사명감이 앞섰기 때문이라고 당당히 이야기하고 싶다.

현대를 살아가는 누구나 다 위험을 안고 산다. 자신이 근무하는 곳에 위험한 일은 항시 있기 때문이며 이를 방지하려 애를 쓴다. 그러면서도 항상 사고는 발생하고 공상과 순직이 발생하고 있다. 다만 독자들에게 소방공무원으로서 이야기 하고 싶은 글이 있다. 모두 위험속에서 실수를 하면 다칠 수 있다. 소방공무원은 위험한 현장임을 알고 그곳에 들어가기 때문에 항상 안전에 유의를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곧 ‘소방공무원은 실수하면 죽는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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