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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선입견과 편견 버린 합리적 반대를 기대하며
최성진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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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호] 승인 2017.09.28  15: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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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이 난무하는 순기총의 반대 입장

순천시기독교총연합회(이하 순기총)가 지난 8일 순천시의회 문화경제위원회에 보낸 서한과 14일 반대시위 중 배포한 문건에는 선입견과 편견, 고정관념이 난무한다. 두 문서는 ‘순천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 조례안’(이하, 조례안)에 반대하는 비슷비슷한 이유들을 여섯 가지씩 제시하고 있다.

먼저, 순천시 400여 교회 10만 성도가 조례안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400개 교회가 모여 결성됐다는 순기총이나 각각의 회원 교회들이 이 조례안에 대한 입장을 공식 결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따라서 이 조례안에 대해 찬성하는 목사들이나 교인들도 존재하는데 마치 순천시 기독교 전체가 이에 반대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기본적인 의견 수렴 절차도 거치지 않고 일부의 주장을 전체의 의견인 것처럼 확대 과장하는 행위이다.

다음으로 두 문서는 “운동권에서나 가르치던 노동인권교육”, “어린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교육을 담당할 분들의 성향은 과격한 노동운동을 했던 분들이 투입이 될 것”, “노동인권 교육을 받다 보면 일터에 가기도 전에 고용주에 대한 적대감을 갖게 되거나 신성한 노동의 현장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갖게 될 것이며 필연적으로 청소년들에게 투쟁적 가치관이 형성될 것” 등 특정 집단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나는 위의 내용을 읽으면서 순천 지역 기독교 목사들의 편향된 시각에 놀랐다. 이는 마치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부정하며 노동자의 권리를 위한 정당한 투쟁을 백안시하는 발언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일부에 국한된 경우이길 바라지만 이것이 순천 지역 대다수 목회자들의 생각이라면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이런 편향적 태도는 민주시민으로서는 물론 목회자로서 갖춰야 할 균형 잡힌 시각을 전혀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 뿐이다.

조례안이 동성애를 조장할 것이라는 과잉 우려

두 문서는 조례안에 대한 그들의 우려가 결국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곳곳에서 드러낸다.

인권이 “동성애, 양성애, 성전환, 근친상간, 수간 등 성적지향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되고 있으며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성적지향을 허용, 인정하고 있습니다” 라든지, “조례안이 시행되어 법적 효력이 발생하게 된다면 동성애자나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청소년들이 인권이라는 명분으로 조례를 악용하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순기총 일부 목사들이 조례안이나 동성애에 반대할 자유는 충분히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들이 비합리적이고 비논리적이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 또한 허망하다.

인권을 동성애와 연관 짓고 근친상간과 수간으로까지 연결시키는 프레임은 그동안 너무나 많이 접해 진부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길게 논하지는 않겠다. 다만 인권을 보장하면 동성애가 만연할 테니 인권을 보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지나친 억지임을 밝히고자 한다.

또한 두 문서는 “동성애가 헌법으로 금지된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동성애를 금지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국민이 행복 추구권을 인정할 뿐이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는 헌법 10조는 이성애자에게만 차별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 하늘씨앗교회 건물에 붙은 ‘청소년노동인권 조례 제정 지지’ 현수막


나는 오래 전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홍석천 등 동성애자들이 방송출연 제제 등 불이익은 당했지만 사법 처벌을 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동성애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경우는 군대나 형무소 등 일부 영역에 제한되어 있을 뿐이다. 최근 합헌 판결을 받았음에도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 되는 군형법 제92조도 군인 간 동성애만을 처벌할 수 있고 군인이 민간인과 사적인 생활관계에서 맺은 동성애는 처벌할 수가 없다.

당연히 민간인 사이의 동성애는 처벌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조례안이 통과된다고 청소년들의 노동현장이 갑자기 동성애자들의 천국이 되기라도 할 것처럼 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 아닐 수 없다. 순기총의 문건들에서도 인정했듯이 조례안은 동성애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순기총 일부 목사들은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보장이 동성애를 조장할 것이라는 근거 없는 우려와 본능적인 거부감으로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인권조례가 통과되면 모든 노동현장에서도 군대와 학교처럼 문란한 성적지향의 행위가 이루어져도 통제 불능의 상태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에이즈가 감소추세에 있는 세계 다른 나라에 비하여 우리나라는 매년 1천명 이상 감염자가 늘고 있습니다…” 라는 주장도 지극히 비논리적이다. 먼저 궁금한 것은 순기총에서 언급한 ‘세계 다른 나라’가 어디이며 그 나라들에서 에이즈가 어느 정도 감소하고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이다.

만약 순기총이 언급한 나라들이 소위 선진국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유럽 등이라면 그 나라들의 정부가 최근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는 추세이고 일부 기독교단에서는 동성애 성직자를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제시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그런 나라들에서 에이즈가 줄어든다고 주장하면서 조례안이 통과되면 동성애가 만연해 에이즈가 확산될 것이라고 반대하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순기총은 지난 14일 순천시의회가 공식적으로 마련한 찬반토론회조차 일방적으로 불참하고 자신들만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순기총의 태도는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순기총이 이 문제를 냉정하고 정밀하게 재검토하기를 바라며 가급적 다수의 참여 속에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태도로 이에 대해 토론하는 절차를 밟기를 원한다. 그렇지 않다면 일부 편향된 목회자들의 부당한 의정 활동 관여라는 비판을 모면하기 힘들 것이다.

내가 섬기는 순천하늘씨앗교회는 지난 주일 이런 상황에 대한 비판의식을 공유하고 모든 교회가 조례안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의지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 현수막은 조례안을 지지하는 순천 기독교인들을 대신해 우리가 지는 십자가이며 순기총 일부 목사들의 비합리적인 반대로 상처받고, 좌절감과 교회에 대한 반감에 사로잡혀 있을 순천시민사회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손길이라고 생각한다.

최성진(순천하늘씨앗교회 담임목사)

- 청소년노동인권조례와 관련, 반론의견 받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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