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 통보식 행정에 제동을 걸 수 있었던 이유
우리 마을엔 공동체가 있어~!! 
 

우리 마을에 기적의 놀이터 1호가 들어섰다. 시에서 대대적인 홍보를 한 덕분인지 놀이터가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많은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오기도 했고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견학차 찾기도 하였다. 그들이 타고 온 타 지역의 번호판을 단 대형버스까지 놀이터 주변의 도로에 주차를 하고 있었다. 

아직 공사가 마무리 덜 된 상태인지 놀이터에선 아이들이 놀고 있고 한쪽에선 공사가 진행중이었다. 그로 인해 비가 오는 날은 흙탕물 때문에 등하교하는 아이들이 불편함을 느꼈고, 공사로 인해 인도가 아닌 차도로 걸어 다녀야 했다. 

특히나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 입장에선 불편함을 떠나 위험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정부 민원처리 사이트에 민원을 넣어서 시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주민 한 분이 다급하게 부녀회 임시 모임을 요청하였다. 아파트 출입구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동의서가 경비실에 이미 배포되어 서명을 받을 거라는 소식이었다. 

몇 가지 안 중에 하나가 주민 다수의 의견에 따라 결정한다는 것인데 부녀회장인 나조차도 처음 듣는 말이었다. 대다수의 주민들 또한 모르는 일이었다.

일방통행 건이 제기된 이유가, 기적의 놀이터에 오시는 분들이 교통문제로 인해 불편하다며 시에 민원을 넣었다는 것이다. 

그 날 밤 다급하게 부녀회 회원들이 늦은 시간 만남을 가졌다.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체증 때문에 불편한데 부분적인 일방통행이든 전체적인 일방통행이든 시행이 된다면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것이 뻔하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그 자리에 참석한 부녀회원 중에 통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주민이 우리 지역 시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날 일찍 주민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지” 물었고 시간이 가능하다고 해서 다음 날 9시에 주민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우리들은 순천시 담당자에게 “일방통행 건을 진행하기 전에 마을에 직접 와서 차량 흐름을, 특히 복잡한 시간대에 어떤 상황이 생기는지, 현장 조사를 했는지?” 물었다. 

이어 “가끔 들러서 몇 시간을 보내고 가는 소수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왜 불편을 감수하고 살고 있는 원주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 통보식으로 일처리를 하는지?” 따지며 불편한 심정을 이야기했다. 

더불어 초등학교 주변의 스쿨존 확대, 삼거리 주변의 불법 주차로 인한 차량 흐름의 방해 등 평소에 아쉬웠던 부분이나 개선이 필요했던 부분들도 더불어 이야기를 하였다.

우리의 생각을 시의원께 말씀드리고 관리사무소에 내용을 정리하여 드리면서, 우리 아파트 힘으로 해결하기 부족하면 인근 아파트와 연대하여 일방통행 건은 막겠다고 분명히 말했다.

면담 이후 관리사무소에서도 인근 다른 아파트 관리소나 통장님들과 함께 대책회의를 하고 앞으로 이 문제가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논의하기로 했다고 한다. 

얼마 후 일방통행 건으로 주민들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하는 일은 다시는 생기지 않았다. 그와 함께 삼거리 주변에 카메라가 설치되었다. 우리들이 제시했던 의견들 중에 아직까지도 실현되지 못한 것도 있지만 주민들의 힘으로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싶다.

가끔은 이해하기 어려운 시 정책들이 발표될 때가 있는데 시민들이 함께 생각을 모은다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을 모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 좋은 길을 가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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