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추천으로 평화나비 기행을 가게 되었다. 처음에는 안 가려고 했지만 dmz 근처까지 갈 수 있다는 말에 넘어가 버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랴부랴 챙겨 순천에 도착했다. 그  후 버스를 타고 담양을 거쳐 서울로 갔다. 

먼저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을 갔다. 입구에서 양쪽 벽에 왼쪽은 어린 소녀가 끌려가는 모습이, 오른쪽에는 모든 일을 다 겪은 할머니들의 손과 얼굴이 있는 모습이 슬프고 고통스러워 보였다. 

건물 안쪽에 들어가자 ‘위안부’ 할머니들뿐만 아니라 전쟁 속에서 상처받은 여성들의 사진과 기록이 있었다. 지하 쪽에는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나라 군인이 베트남 여성을 강간한 기록도 적혀 있어서 베트남 여성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서대문형무소로 향했다.
 
서대문형무소에는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곳이다. 입구에 들어가자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되었던 단체나 인물의 소개가 있었다. 

그 다음 방에는 수감되었던 분들의 사진이 있는 방인데 갑자기 기자들이 오더니 수염이 인상적인 분이 들어오셨다. 알고 보니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증손자여서 엄청 신기하고 놀라웠다.  

증손자의 인터뷰를 보다가 다음 방으로 갔는데 수감자들에게 썼던 고문기구들이 있었다. 저런 짓을 인간에게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너무 고통스러울 것 같아 보였다. 건물을 빠져나가서 통곡의 벽과 통곡의 미루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서 설명문을 듣고 마침 축제를 하고 있어서 쿠키를 만들었다.

그 후 버스에 타서 도시락을 먹고 위안부를 기리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청계광장으로 갔다. 청계광장에서 기도를 하고 행사 참여하고 숙소로 향했다. 비가 와서 힘들고 방학 내내 쉬다가 많이 움직여서 엄청 힘들었다. 

숙소에 도착하고 씻고 쉬다가 떡볶이를 먹었는데 배고파서  떡볶이가 너무 맛있어서 라면도 한 그릇 먹었다. 방에 다시 들어오니까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할 것이 없었다. 그때 옆에 계신 선생님이 철학과 역사에 대해 알려주셨다. 피곤했지만 재밌게 말씀해주셔서 잘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가 끝나고 내일을 기대하며 잠을 잤다.

다음 날 아침에 아침밥을 먹고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으로 갔다.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았지만 비가 와서 신발이 다 젖어버렸다. 그 다음으로 오두산통일전망대로 향했다. 거기서도 ‘위안부’ 할머니들과 평화를 위해 사진을 찍고 엄마와 이민숙 선생님과 함께 광복절이라 아쉽게 가지 못한 열차도로 앞까지 가보았다. 더 갔으면 엄청 좋았을 것 같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그렇게 구경을 하다가 전망대 쪽으로 가보았다. 구름이 잔뜩 끼어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엄청 신기했다. 바로 눈앞에 북한의 모습이 잘 보이진 않았지만 강 건너편 쪽 땅이 보였기 때문이다. 건물 안쪽에는 북한의 모습, 문화를 알려주는 동영상과 한반도가 갈라진 아픔을 예술로 바꾼 작품들이 아주 많았다. 처음엔 순천만 공원에 있는 다리와 비슷한 작품이 있었는데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들의 집이나 가족, 가족을 두고 온 슬픔과 관련된 작품들이여서 너무 슬펐다.
 
다시 버스를 타고 점심식사를 하러 식당에 갔다. 비가 어제는 소나기처럼 왔지만 점점 심해졌고 결국 비옷을 입고 걸어 다녀야 했다. 밥을 먹고 마지막 일정인 평화통일 행사를 체험하러 갔다. 버스에서 내리고 행사장소인 광장으로 향했다. 비가 많이 와서 발도 다 젖고 추웠지만 광장에 도착하자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무대에 위안부 할머니인 길원옥 할머니께서 올라오셔서 노래를 하셨다. 길원옥 할머니는 어릴 때 끌려가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는데도 가수로 데뷔하셔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이 참 멋져보였다.

그다음 일본대사관으로 가던 중 대학생 형, 누나들이 시위 같은 것을 하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당당히 말하고 주장하는 모습이 엄청 멋있어 보였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드디어 비가 쏟아지는 거리를 걸어서 일본 대사관에 도착하였다. 그곳에 이미 한일 군사정보 보호 협정을 폐기, ‘위안부’ 합의를 무효하라는 주장의 대학생 단체가 있었고 텐트 안에는 오랫동안 텐트에서만 지내며 ‘위안부’ 합의를 무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대학생들이 있었다. 

우리 평화나비 회원들도 소녀상에서 ‘위안부’의 명예회복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원하며 사진을 찍었다. 

다들 지친 상태로 버스에 올랐다. 기분이 좋았지만 마음이 후련했고 다시 참여하고 싶고 이번 여행을 통해 ‘위안부’ 문제에 대해 더 깊게 알 수 있었고 직접 참여한 내가 뿌듯했다. 비가 와서 발도 젖고 북한 땅도 자세히 못 보았지만 비가 오니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한 것 같아서 너무나 특별하고 뜻 깊은 여행이었다.

최준서(여천중학교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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