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안녕하세요. 저는 고등학생 딸과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입니다. 제가 이렇게 상담을 하려는 이유는 아들 문제 때문입니다. 아들은 욕심이 너무 많아서 무조건 남보다 잘 해야 하고 남에게 지면 억울해하고 힘들어하는 성격입니다.

우리 부부는 그렇게 넉넉하지 못해도 최선을 다해서 자녀를 양육하고자 참으로 애를 쓰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고학년이 될수록 주위환경에 따라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싶어서 학교를 옮겨서 좋은 학업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환경이 달라져서 그런지 적응을 잘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이는 매일 학교에서 싸움질에 문제를 일으켜서 제가 학교에 몇 번 담임선생님을 뵈러 다녀왔습니다. 너무나 속상하고 저도 힘듭니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해서 아이들과 저녁에서야 서로 얼굴을 마주 볼 수 있는데, 요즘은 제가 돈은 조금 벌지 못하더라도 아이들 교육을 위해서 직장을 그만둘까 하는 생각까지도 합니다.



이러면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직장 생활과 가정 생활을 병행하면서 힘든 점도 많으실 텐데 지금의 상황이 얼마나 힘드시겠습니까? 어머니는 힘든 가정 형편이라도 자녀에게 좋은 교육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어렵게 학교도 옮겨주었는데 그 결과가 뜻하지 않게 나타나 무척 속상하셨을 겁니다.

사실, 환경의 변화라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쉬운 일은 아닙니다. 나름대로 적응하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입니다. 특히, 한참 예민하고 친구들과의 결속력이 강한 사춘기 때에는 더욱 그렀습니다. 아들의 경우, 더군다나 성격적으로도 예민하고 승부 근성을 가지고 있으며, 리더쉽이 강한 성격이 아닐까 추측이 됩니다.

그런 경우, 더 더욱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낯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들의 경우 어쩌면 자신보다 외부적인 것에 더 신경을 쓰다보면 주변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갑자기 전학을 가서 친한 친구들과 떨어져 새로운 친구를 사귄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전학을 가면 간혹 텃새를 부리는 아이들도 있고, 그렇지 않다 해도 왠지 주눅드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다른 친구들에게 약하게 보이지 않기 위해 싸움을 하고, 공격적으로 대하는 지도 모르지요. 비교적 시간이 지나면 싸우고, 부딪히는 가운데 정이 들어 친구도 생기고, 적응하게 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 문제가 될 정도의 일이 계속된다면 어머니께서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어머니도 많이 힘드시겠지만 사춘기에는 별다른 이유없이도 자기만의 세계에 깊게 빠져들어 가족들과의 관계가 소원해 지기도 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아들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많이 노력하셔야 합니다. 

먼저, 많이 실망스럽고 염려스러운 마음이 들겠지만 가급적 아들의 입장에서 아들을 이해하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아들을 믿고 있다는 신뢰로운 태도를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모가 자신을 신뢰하고 지켜봐 준다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하고 자신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게 되며 함부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또한, 억지로 대화를 하려고 하면 짜증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으므로 “힘들지?”라고 하며 어깨를 두드려 준다거나, 간식을 갖다주면서 “건강이 제일 중요한 거야. 엄마는 네가 건강하길 바라”라고 하며 어머니가 먼저 “오늘 엄마가 --- 일이 있었는데…”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연습을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직장을 그만두는 것이 최선일 것 같아도, 가정 형편을 잘 고려해서 결정하세요. 어머니께서 아들에게 잘 이야기를 하면 아들도 어머니의 입장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함께 얼마나 오랜 시간을 같이하고 옆에서 보살펴 주는가도 중요하지만 청소년기의 자녀에게는 부모님과 잘 형성된 애정 관계에서 일어나는 마음 속의 끈끈한 애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부모님과의 애정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이상 부모님을 실망시키는 행동은 하지 않을 테니까요. 아들이 새로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어머니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아들과 함께 좀 더 나은 모습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시길 바라며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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