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이 글은 ‘사랑어린학교’ 8학년 아이들이 관옥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음공부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채록하여 부분 정리한 것입니다.



 마음의 고요를 유지하는 비결


마음이 평화스러우려면 마음이 고요해야 돼. 문제는 어떻게 하면 시끄러운 속에서도 마음의 고요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을까? 성경에 이런 얘기가 있단다.

하루는 예수님이 제자들하고 배를 타고 갈릴리 호수를 건너가. 처음엔 바람이 잔잔하고 순풍이 불어서 쉽게 갔어. 한참 가다보니 갑자기 돌풍이 불어오고 물이 사납게 출렁거려. 그니까 배에 탄 제자들이 마음이 불안해지는거야. 마음의 평화가 깨진거야. 왜 그랬을까? 배가 흔들리니까? 잔잔할 때는 마음이 편안했는데 이러다 죽는거 아닐까 겁이 나는거야. 그랬겠지? 겁이 났다는 건 마음이 조용하지 않다는 거지. 마음의 평화가 깨진거지.

그때 예수님은 어떻게 하고 있나 봤더니 쿨쿨 자고 있단 말이야. 사람은 아무리 고단해도 겁이 나면 잠을 잘 수가 없어. 예수는 그 정도로 마음이 편안하다는 애기야. 같은 배에서. 차이가 있지?

타이타닉이라는 영화 봤지? 거기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살려고 애쓰는데 어떤 사람들은 그들을 위해 연주를 해. 마음의 고요함. 예수는 그랬단 말이야. 그니까 편안하게 자는거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주어지는 상황은 내가 배를 타고 가는데 바람이 부는거, 그건 배에 탄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날씨를 어떻게 내가 마음대로 하니? 살다보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닥치게 되어있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크게 다쳐서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이 있을 수 있어. 아니면 내가 크게 병이 들어서 죽어가는 경우를 당할 수도 있어. 아니면 어디 놀러갔다 왔더니 집이 다 타버리는 일이 있을 수도 있어. 사전에 내가 막을 수 없는거야. 그런 일이 밀어닥치는게 인생이야. 너희들이라고 그게 피해갈 것 같으냐? 비가 오는 날도 있고 눈보라치는 날도 있게 되어있어.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사건들이 우리에게 닥치게 되어있어. 각오해. 그게 인생이야. 나라고 하늘이 봐주는 거 없어.

따뜻하고 화평한 날 기분 좋은거 어떤 놈이 못하냐? 비바람이 불고 폭풍이 몰아치고 그때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거야. 그게 어디서 차이가 나는고 하니, 내가 원하지 않는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야. 그럴 때 마음의 불안은 어디서 오느냐 하면 이유는 하나밖에 없어.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는거야. 마음으로 거절하는거야. 그러면 내 마음의 평화가 사라지며 고요하지 않고 덜컹거려.

청룡열차 타봤어? 어때? 지금 타보라면 탈 수 있겠니? 재밌어? 그런데 할아버지가 가만히 보니 청룡열차 타는 사람들 100프로 그렇진 않지만 나처럼 나이가 많은 사람은 어지러워서 안타려 그래. 대부분의 어린아이들,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까지 (그 위론 좀 달라져) 청룡열차 타면 신나. 근데 나이 먹고 크면 클수록 겁이 나니까 안타려 하지. 타는거 보기만 해도 울렁거리지. 이 차이가 뭘까?

이걸 내가 언제 답을 얻었냐면, 저 시골에 살 때, 버스를 타면 지금은 포장이 됐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아서 길이 울퉁불퉁거려. 낡은 버스를 타면 유리창이 덜컹덜컹 시끄러워. 근데 어쩌다가 새 차를 타면 창에서는 소리가 안나. 왜 그럴까? 새 차는 창하고 차하고가 완벽하게 붙었어. 차가 낡으면 틈새가 벌어지는거야. 완벽하게 하나가 못돼. 차하고 완벽하게 하나가 되면 차가 움직일 때 창도 따라서 움직여. 그니까 소리가 안나. 근데 이것이 서로 벌어지게 되면 차는 움직이는데 창은 가만있으려 그래. 그래서 덜컹덜컹거려. 고 차이야.

아이들은 청룡열차라는 현실을 100프로 받아들여. 그니까 마음이 흔들리지 않아. 어른이 되면 겁이 나. 그래서 올라갈때는 안올라가려 하고 내려갈때는 안내려가려 하고. 어떻게 될까봐. 그니까 힘들어.

세상에 나에게 다가오는 것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내가 마음의 평화를, 고요함을 유지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어. 살다보면 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을거야. 그때 그걸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잘 봐. 그래서 그걸 인정해. 내가 받아들이면 그래서 고칠 것이 있으면 고치면 돼. 그게 마음의 침착함이야. 그게 마음의 고요함을 유지하는 비결이야.

마음에 안드는 일이 있을 때 정신차려. 그 때 그것을 거절하면 그만큼 내 마음은 어지러워지는거야. 그것과 하나가 된다는 것은, 즉 좋지 않은 상황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상황을 인정해서 그렇게 되라는 것은 아니야.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