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까지 이어집니다~~

곽재구 시인의 ‘와온(臥溫) 가는 길’을 생각하며 아침 7시부터 와온으로 갔다. 아름다움으로 가득한 와온 앞 남도삼백리 길을 걷고, 10시에 예약된 전어잡이 체험을 갔다. 주민들은 즉석에서 전어회, 전어구이를 먹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미느라 분주하다.

1주일 전 전화로 10시에 전어잡이 체험을 예약했는데 10시가 넘었는데도, 배를 탈 기미가 없다. 9시에 전어를 잡으러 간 팀이 전어가 안 잡혀서 계속 돌고 있다며 들어오지 않는다. 우리는 해물라면으로 유명한 와온슈퍼에서 막걸리를 먹기 시작했다. 2천 원 짜리 막걸리 한 병을 먹었는데 주인장은 맛조개와 김장김치를 내온다. 안주가 남아 막걸리를 한 병 더 가져온다. 막걸리 두병에 안주를 먹고도 4천 원.

11시가 다 됐는데도 전어잡이 배는 들어오지 않는다. 전어가 잡히지 않아 못 들어온다고 했다. 배가 고파 컵라면을 먹으며 기다렸다. 바다 바람과 풍경에 취해 기다리는 것이 지루하지 않다. 1시간 30분을 기다리다가 12시에 약속이 있는 일행이 있어 결국 전어 잡이는 못하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 중 아무도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어 잡이도 못하고 돌아가는데도 모두 행복으로 가득했다. 심지어 며칠 후 반드시 다시 와서 전어도 잡고, 전어구이도 먹어야겠다는 굳센 다짐을 나누었다. 예약을 무시한 주민들에게 전혀 서운함을 드러내지 않고 행복이 가득했던 이유가 뭘까?

아마도 와온 앞바다의 아름다움과 돈에 구애됨 없이 먹을거리를 내놓는 와온슈퍼, 손님맞이에 분주한 사람들의 정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와온 전어잡이 행사와 전어회 잔치는 10월 15일까지 계속 이어진다. 금, 토, 일요일은 항상 준비 되어 있고. 평일은 전화로 예약하고 가야한다.

▶ 예약: 어촌계장_ 010‧3632‧7688 / 이장_ 010‧5898‧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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