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0일 목요일, 용당동에 있는 시민협력센터에서 비폭력대화 심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열 분이 오셨는데, 대부분은 전에 비폭력대화를 배운 적이 있는 분들이었고, 처음 배우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 말고 남자 한 명, 여자 아홉 명이었습니다.

제목을 ‘오로지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달았는데, 프로그램의 핵심은 ‘원수를 사랑하기’였습니다. 어째서 ‘나를 위한다’고 해놓고, ‘원수를 사랑하기’를 했냐면,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 나를 위한 최고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원수를 사랑했을 때의 그 해방감, 해탈의 자유를 제가 오래 전에 잠시 느낀 적이 있습니다. 그 자유를 다른 분들에게도 선물하고 싶어서 프로그램을 그렇게 짰습니다.

처음엔 느낌과 욕구 카드를 이용해서 인사 나누기를 했습니다. 단순한 인사 나누기가 아니었습니다. 자기가 경험한 어떤 사건에서 받은 느낌을 이야기하면, 다른 참가자들이 그 사람의 욕구를 알아맞춰서 공감 표현을 해주는 게임이었습니다. (1) 어떤 사건에서 상대방이 아닌 자신의 느낌과 욕구에 주목하는 연습, (2)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는 연습, (3)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안에 담긴 욕구를 파악하는 연습, (4) 다른 사람에게 공감을 표현하는 연습 등이 여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 지난 8월 10일 시민협력센터에서 비폭력대화 심화공부를 했다.

오후엔 원수를 사랑하기에 집중했습니다. 비폭력대화에서 개발한 코칭을 먼저 연습했는데, 기것은 주로 역할극을 활용한 방법입니다. 아주 단순하게 내가 미워하는 사람의 역할을 내가 하다보면 신기하게도 그 사람의 마음을 조금 알게 됩니다. 그리고 묘협 스님이 지은 보왕삼매론을 낭독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거든 그것을 밝혀내려고 하지 말고, 그 억울한 마음을 수행의 방편으로 삼으라”는 글입니다. 그 후 그 사람에게서 듣고 싶은 미안하다는 말을 서로 해줍니다. 우리는 미안하다는 말을 듣고 싶어서 애가 타기 때문입니다.

참가자분들이 집중하는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어느 만큼 얻는지는 참가자 자신이 얼마나 마음을 여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마음을 열어주신 참가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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