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언어와 하나의 세계 글짓기 대회』 참가기

지난 7월 21일, 체 게바라, 버락 오바마,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발언했던 유엔본부총회장에서 2분간 프랑스어로 발표할 기회가 나에게 주어졌다. 평범한 시민에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프랑스어는 프랑스 본토뿐만 아니라 캐나다, 유럽, 북부 아프리카, 서부 아프리카,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 널리 사용된다. 그리고 유엔 6개 공식 언어(아랍어, 중국어,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나는 프랑스어를 통해 다양한 프랑스어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고, 더 넓은 세계를 발견했다. 번역이라는 매개로 프랑스어권 국가들과 한국 간 문화이해 증진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통번역대학원에서 한-불 번역 수업을 듣고 있던 차에 ‘Many Languages and One World 글짓기 대회’를 알게 되어 지원하였고, 유엔에서 발표할 기회를 얻었다.

UN Academic Impact와 ELS가 공동주최하는 이 대회는 만18세 이상의 세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리는데, 외국어를 통해 타문화를 이해하고 세계 시민의식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원자는 주어진 주제에 대해 자신의 개인, 학문적 관심과 문화 및 국가의 상황이 반영된 글을 작성하여 공식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보낸다. 물론 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유엔 공식 언어 중 하나로 작성해야 한다. 주최측은 서류, 수필 심사 및 인터뷰를 거쳐 각 언어당 10명의 최종 선발자를 결정한다.
 

▲ 27개국에서 모인 참가학생들. 뉴욕 유엔본부총회장에서 필자는“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갈망하는 시민은 여성과 사회에서 가장 약한 자들에 대한 모든 형태의 폭력을 거부해야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발표하였다. © Copyright 2017 ELS Educational Services, Inc.

올해 2,000명 지원자 중 선발된 60명의 학생들은 7월 16일~ 26일 10일 동안 유엔 UN 본부 총회장에서 열리는 글로벌 유스 포럼과 보스턴 소재 노스이스턴대학에서 주최한 교육심포지엄에 초대되었다. 참가자들은 유엔총회장 발표에 앞서 조별로 토론과 발표준비를 했는데, 프랑스어 조는 유엔 지속 가능한 발전목표 중 5번째 목표인 성 평등을 다루었다. 참가자들은 각 국가에 따라 현황과 실천방안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와 열정을 공유한다는 것을 깨닫고 희열을 느꼈다.

7월 21일 아침, 긴장과 환희 속에 유엔본부 총회장에 들어섰다. 외국어로 대중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는 것은 여간 긴장되는 일이 아니었다. 조별로 교육, 기후변화, 평화와 정의, 성 평등, 산업혁명 및 생태계 보호에 대해 발표를 했고, 내용은 6개 언어로 동시통역 되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27개 국가에서 모인 참가자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주로 영어를 사용해야 했지만, 우리는 기꺼이 상대방의 언어를 듣고 배우고자 노력했다. 제각기 다른 모습과 언어에도 불구하고 인류발전과 평화라는 공동의 가치를 나누는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에 순천의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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