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순천시에서는 각종 토론회가 풍성하게 열리고 있다.

지난 11일 시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 ‘숙의민주주의’특강을 마련하고 2018년 업무 수립을 위한 국소별 토론 주제를 선정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그 전에 미세먼지 토론회(3일)가 있었고, 4일에는 숙의 민주주의의 차원에서 일자리 공청회가 있었다. 그러나 토론회 별 분위기는 온도 차가 있었다.

미세먼지 원탁 토론회는 참석 독려 문자가 여러 번 날아들었다. 그래서인지 100여 명의 사람들이 대회의장을 꽉 채웠다. 그 분야의 전문가와 환경운동가들이 사전 강연을 통해 토론회의 배경지식을 갖게 하였다. 미세먼지의 현재 상황, 학문적 정리, 타 지자체의 정책 사례를 알려 주었다.

원탁회의에는 어린 학생에서 학부모, 노인들까지 연령층도 다양하게 참석했다. 지역 환경운동가들이 골고루 포진하여 논의를 주도하고 열정적으로 토론에 임했다. 공무원들도 자리에 배석해서 열심히 경청했다. 순천시민들이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많구나, 해결을 원하고 있구나 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현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법이 매우 다양하게 개진되었다. 회의 분위기만 보면 당장 해결책이 나올 것만 같았다. 회의 내용을 정리하여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해 실시하면 진정한 민관 협치를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자리 공청회에 참석하겠다고 신청했으나 장소 안내가 없어서 스스로 찾아야 했다. 공청회는 참가자 40여 명을 6개의 팀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귀한 분을 어렵게 모셔 실시한 강연은 훌륭했다. 같이 토론하고 대안을 찾는 방식도 좋았지만, 워낙 어려운 주제이다 보니 좋은 결과물을 얻기엔 시간이 부족해 보였다. 반차를 내고 참석했다는 21살 직장인은 “리더십 캠프에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세먼지토론회 때와 같이 공무원들이 배석하여 의견을 들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두 토론회가 다른 느낌을 준 것은, 미세먼지 토론회가 많은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끌어내고, 지역 환경운동가와 협의하여 강사를 섭외하는 등 ‘협치’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일 것이다.

어려운 자리를 마련한 공무원들, 강사들, 토론자들 모두 고생하셨지만, 앞으로 다른 회의들도 미세먼지 원탁토론회를 ‘숙의 민주주의’의 본보기로 삼고 준비하고 진행한다면 관치를 넘어 협치에 이르지 않을까 한다. 물론 토론회를 거쳐 정리된 정책 아이디어를 시정으로 실현하는 진정성이 더 중요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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