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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의원이니까~
최미희 전 시의원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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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호] 승인 2017.08.18  11: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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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의원님 오셨어요?”
“의원님. 맨 앞자리에 앉으셔요. 자리 마련해 두었어요.”
“우리 의원님 불편하지 않게 미리 차 대기시켜 놓았습니다.”
시의원들은 이런 말이 아주 익숙하고 자연스러울 것이다.

2010년 순천시민들의 선택을 받아 처음으로 시의원 배지를 가슴에 달게 되었을 때 조금 낯설었다. 사람들이 모두 내 배지만 보는 것 같았다. 집 앞 슈퍼에 물건을 사러 갈 때도 ‘슬리퍼 신고 가도 되나?’ 면바지에 헐렁한 면 티셔츠, 운동화를 신고 나서면 행여나 누군가 복장을 지적할까봐 조심스러웠다. 차츰 시간이 지나 옷차림이 특별하지 않아도 됨을 알게 되었을 때 시의원의 특권은 ‘순천시민을 모든 일의 중심에 두고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뿐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난 후에는 낯선 관례(?)가 보이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시의원들이 업무를 위해 단체로 외부에 방문하여 그곳에서 식사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점에 갈 경우이다. 이런 날에 가장 바쁘고 신경을 바짝 세우는 사람들이 있다. 시의원들과 동행하는 공무원들이다. 미리 대기 시켜 놓은 차량 앞에 먼저 가서 서 있다가 늦장을 부리는 시의원에게 전화하고 기다리며 차가 출발할 때까지 점검하느라 바쁘다.
 

현장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내리는 사람 역시 공무원이다. 식사 메뉴를 정할 때도 단 한사람의 식성에도 거스르지 않은 메뉴와 친절한 식당을 정하느라 애쓴다.

어떤 곳이든지 먼저 길을 나서고 맨 나중에 정리를 하는 역할이다. 친절한 공무원 덕분에 의원들의 행차는 과분한 대우를 받고 진행된다.

한번은 ‘이건 정말 바꿔야 한다’라는 생각이 든 것이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음식점에 갔을 때이다. 평상시처럼 공무원은 문 입구에서 들어오는 시의원들을 점검하면서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시의원들의 신발을 가지런하게 정리하느라 허리를 굽히고 있다.

“000의원님, 자기 신발 좀 챙기고 가요. 우리 공무원들이 이런 일하려고 시에 들어 왔겠어요?”

바른 소리를 잘하는 000의원의 큰소리에 뒤에 들어오는 시의원들은 조금 신경을 쓰는 듯했다.
 

   
▲ 시의원은 자기 신발을 챙기지 않아도 된다. 친절한 공무원이 아무렇게나 벗어 놓은 신발을 가지런하게 정리해 놓은 모습

의원이 되려고 할 때는 허리를 굽히며, 발로 뛰는 심부름꾼이 되어 헌신 봉사하겠다는 말을 목이 터져라 외친다. 그러나 의원 배지를 달고 난 후에는 행사에 늦게 나타나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고, 자기 신발 하나 바르게 챙기지 않는 ‘난 의원이니까!’를 앞세운다. 아직도 고리타분한 권위주의가 몸에 베어있는 듯하여 씁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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