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18일 순천 2회 도시농업축제가 있었다. 한창 모내기철, 가뭄이 심각해 애달픈 농민들을 뒤로하고 열린 축제였다. 작년과 올해 연속, 도시농업축제 현장에서 하루 내내 지켜본 소감은 도시농업 축제 왜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나는 도시농부들이라도 토종씨앗을 지켜야지 싶어 고생스러워도 2년째 봉사 해왔다. 토지와 경비, 노동, 판매까지 모두를 해야 하는 농민들이 토종씨앗를 지키는 일은 어렵다는 생각이었다. 300평 이하의 텃밭농사를 하는 도시농부들이라도 토종씨앗을 지키며 우리 먹거리에 대한 자긍심도 갖도록 하고 싶었다. 그런데 도시농업축제에서 '드론으로 항공 살포 시연' 을 했다. 그 광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화가 났는데, 광장신문에서도 드론 살포를 대단한 일처럼 기록하고, 성공한 축제로 묘사했다.

주로 300평 이하 텃밭에서 농사짓는 것을 도시농업이라고 한다. 그런 도시농업에 드론을 날려 무얼 하겠다는 건지? 공무원에게 묻자 “미래농업과에서 지원을 해서 날린거다. 나중에 빌려줘야 하니까.”라는 답변을 들었다. 농기계 대여하는 곳에 드론을 밀어 넣으려고 사전 작업하는 일을 공무원이 도와주는 꼴이다. 우리나라에서 항공방제를 할 만큼 넓은 땅을 소유한 농민이 얼마나 되나? 그걸 순천시 예산으로 하는 것이 말이나 되는 일인가? 그런데 광장신문 (161호)에서는 드론 날린 것을 칭찬하고 있었다. 직접 와서 보고 기사를 쓴 건지, 순천시 홍보물을 베낀 건지 화가 나서 묻고 싶었다.

도시농업축제를 6월에 진행한 것부터가 문제다. 가을에 축제가 많아 다른 축제에 밀려서 6월에 했다는데, 수확할 것도 없는 6월에 하는 축제가 잘 될 리가 없다. 수확물은 감자 정도였다. 썰렁한 축제 현장을 본 사람들이 그 기사를 봤으면 전부 황당했을 거다.

 순천시는 시민 세금을 이런 식으로 낭비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축제가 되도록 하려면 시민들의 의견을 좀 들었으면 좋겠다. 축제준비위원회를 만들어서 관계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축제를 진행해야 한다. 어떻게 도시농업축제에서 드론을 날릴 수 있나? 단발적인 아이디어로 이벤트 업체와 논의해서 진행하니 그런 사고가 생긴다. 축제는 시민들의 중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내용도 투명하고 알차게 진행된다. 특히 도시농업은 그렇다.

_ 저전동 정연희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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