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앞 KT와 한전 사이에는 매우 으쓱하고 넓은 골목길이 하나 있는데 이곳은 통행량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음침한 분위기라 미성년자의 흡연 장소로 애용되기도 하고 바바리맨이 목격되기도 한 곳이다.

그랬던 골목길이 녹색 카펫과 텐트 조명, 놀 거리로 밤을 잊은 젊음의 놀이 장소로 탈바꿈했다. 이곳이 내가 아는 그곳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운이 따르는지 날씨까지 선선했다. 골목길은 이내 사람들로 가득 찼다. 보드게임을 대여해서 놀기도 하고 만화책을 보기도 하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기도 한다. 골목길에는 어느새 사람들의 즐거운 대화와 웃음소리로 가득 찬다. 간단한 일로 놀라운 변화가 이루어졌다.

▲ 올나잇 피크닉이 있는 골목길 입구이다. 입구에서 클럽처럼 팔찌를 준다.

주최측(청춘 오지라퍼)은 “기존의 순천 행사들이 저녁 한창 놀 시간에 마감되어 버리고 밤에 딱히 놀 곳도 없다. 대학생이나 청년들이 자칭 말하는 대학로에서 우리가 먼저 밤새워 놀아야 다른 문화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죽어있는 골목에서 한번 밤새워 놀아보자. 이렇게 쉬어 가기도 하고 놀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겠다.” 해서 ‘올나잇 피크닉’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대화하고 보드게임하고 만화책을 보고 있다.

피크닉에서 놀고 있던 청년들은 “분위기도 너무 좋고 앞으로도 이런 행사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건 처음인데 아주 좋아요”, “텐트랑 이런 거(깔린 장판, 보드게임, 만화책 등)있어서 좋아요”, “항상 아는 사람끼리만 놀았는데 이렇게 좋은 자리가 있어서 모르는 사람끼리도 친하게 지낼 수도 있고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이 ‘올나잇 피크닉’은 9월과 10월에도 한 번씩 열릴 예정이다.
 

저작권자 © 순천광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