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중반 우리지역 대학생들은 어떻게 방학을 보내는지 인터뷰를 통해 들어 보았다.

요즘 청년들을 이해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불균일성이다. 다들 각자 처한 형편이 다르다는 말이다. 이렇게 청년들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답변들을 해주었다.

청년들의 방학계획을 유형별로 나누어 보면, 방학이라 학업으로 더 바쁜 경우, 경제적 문제로 알바에 매진하는 경우, 여행을 준비 중인 경우,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경우, 취업준비로 바쁜 경우 정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방학이라 더 바쁜 경우

“방학 때가 더 바빠요, 이제 논문 준비하고, 곧 대학원 수업이 시작해서 수업을 들어야 할 것 같아요.”(대학원생, 24세)

“방학이라 9시까지 출근해서 일해요. 식물 조사하고 학술림 관리하고 보고서 쓰고 중간중간 짬 나면 놀러 가보려고 합니다.” (대학원생, 26세)

“계절학기 듣고 여러 공부로 바빠요. 방학마다 친척 집에 갔는데 이번에도 가보려고 해요.” (대학생, 22세)

“방학기간이라 실습하며 보내고 있어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해요. 아이들을 챙기고 프로그램 짜서 운영하는 것인데 쉽지 않고 가끔 야근도 해요.” (대학생, 25세)

“학교생활 중 하지 못했던 자기계발에 열중할 거예요. 한국사 자격증, 영어회화 실전을 통해 내년 미국 여행에서 외국인과 당당하게 소통해보려고요.” (대학생, 22세)

이들은 방학이지만 일과 공부와 실습으로 오히려 시간이 모자라고 바쁘다고 한다.
 

▲ 계절학기 수업을 듣기 위해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경제적 문제로 알바에 매진하는 경우

“특별한 계획 없이 집에 와서 근처 공장에서 일하고 있어요. 방학 중엔 주에 하루만 쉬고 계속 일할 예정이에요.” (대학생, 21세)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어요. 구해지면 순천에 머물고 아니면 고향에 돌아갈 예정이에요.” (대학생, 22세)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있는데 오늘 면접입니다. 10월에 군대를 가는데 그전까지는 일하려고요.” (대학생, 22세)

“대학교 휴학하고 정육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어요. 하루 12시간 근무하죠. 당분간은 다른 계획 없이 이 일을 계속할 것 같아요” (대학생, 24세)

“제대하고 광양제철에 아르바이트 자리가 나서 일하고 있어요. 복학전까진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대학생, 22세)

“대학생이 된 후 첫 방학이네요. 이번 방학은 알바를 통해 학기 중 용돈으로는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해 보려고 해요. 남들은 어학연수도 가고 여행도 가지만 그럴 능력이 되지 않아 아쉽기도 서럽기도 하지만, 열심히 할 거예요.” (대학생 20세)

이들은 여러 가지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하여 당분간은 알바에만 매진할 생각인 청년들 이었다.

여행을 준비 중인 경우

“오전엔 토익 수업 듣고 오후엔 계절학기 수업 듣고 저녁때 쉬거나 운동하고 있어요. 계절 학기를 마치면 미국 여행 갈 예정입니다.” (대학생, 24세)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아르바이트하고 있어요. 8월쯤엔 모인 돈으로 여행을 갈 예정이에요.” (대학생 21세)

“전역하고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동생과 함께 일본 여행 중입니다. 목요일 입국해요” (대학생, 24세)

“올 방학 때는 학기 중에 하지 못했던 여행을 꼭 다녀오려고요. 휴식의 시간을 통해 일상에 새로움을 불어넣고 싶네요.” (대학생 24세)

 “이번 방학은 임용 후 한 번도 가지 못하였던 제주도에서 생활하려고 해요. 한 달 간 집을 빌려 살건데 섬에서의 생활이 생각보다 불편하다고 하지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직장인, 29세)

어느 정도 집안의 지원을 받아서 여행 다니는 청년들도 있지만 대부분 자신들이 열심히 모은 돈으로 여행을 가는 경우가 많았다.
 

▲ 학생들로 붐비던 교정은 방학을 맞아 한산한 모습이다. (순천대학교)


특별한 계획이 없는 경우

“특별한 방학계획은 없어요. 방학 중에 잠깐 실습을 나가는 것 외에는” (대학생, 22세)

“첫 방학이라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부모님께서 지원도 해주시겠다지만 그냥 집에서 지내요. 좀 죄송스럽기도 하구요. 방학이 끝나기 전에는 여행을 가볼까?해요” (대학생, 20세)

이들은 별로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 하지 않는 경우와 처음 맞는 자유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 지 고민 중인 것 같았다.

취업 준비에 매진 중인 경우

“취준생이다 보니 별로 방학의 의미는 없어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죠. 카페에 직장급으로 취업예정이었는데 취소되었어요. 그래서 세워두었던 계획이 모두 다 망가졌죠. 새벽 5시에나 겨우 잠들고 10시 즈음엔 일어나 도서관으로 향합니다.” (취준생, 27세),

“졸업을 유예하고 임용을 준비 중이에요. 공부 외엔 별다른 계획은 없습니다.” (대학생, 26세),

“취업을 준비 중이긴 한데 여러모로 세워둔 계획이 자꾸 어그러져 힘들기만 해요. 마땅히 계획을 세우기도 어렵네요. 조만간에 가시적인 효과가 없다면 순천을 떠나야 할 것 같아요.” (대학생, 28세)

“졸업 후 아직도 취업을 하지 못했어요. 올 하반기 취업을 통해 가족에게 기쁨을 안겨줄거예요.” (취준생, 27세)

어려운 취직 문제에 매몰되어 다른 생각을 할 수 없는 청년들이었다. 힘겨운 그들은 말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워하고 꺼려했다.

다양한 모습의 대학생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방학 때는 여행도 가고 싶고, 공부도 하고 싶고, 효도도 하고 뭔가 색다른 경험을 하기를 원했다. 각자가 처한 상황이 다르기에 각기 다른 반응들이 나오는 것이다.

그들 모두가 활짝 웃을 수 있는 날이 어서 찾아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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