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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신문은 한 아이의 죽음을 외면했다
한상준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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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호] 승인 2017.07.24  10: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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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준
    소설가

‘아이를 키우는 데에 마을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견해는 널리 회자되는 아프리카 속담이다. 마을이란 지역과 지역공동체를 통칭한다. 마을이 키우는 아이(이하 마을아이)는 특정한 어느 아이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지역에 살고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 모두가 대상이다. 지역이나 지역공동체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지자체와 지역의 교육기관이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사회교육 기관이나 교육 관련 모임체의 참여는 매우 주요한 필수 요건이기도 하다.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의 ‘마을학교’나 고흥지역의 ‘온마을학교협동조합’이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으며 자유학기제와의 결합 노력을 내보여온 우리 지역 아이쿱 생협 등의 모습 역시 귀한 활약이다.

마을아이를 키우기 위해 지역민의 관심이 결합하게 되면 더욱 힘을 얻게 될 터인즉, 지역민의 관심을 촉발할 수 있는 역할을 맡은 중심체의 하나는 지역 언론이다. 우리 지역에는 이런 몫을 담당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진 않지만 필요한 만큼은 마련되어 있다. 광장신문의 위치와 존재가 그러하다. 광장신문은 전국 최초의 협동조합 신문이란 점에서 지역 신문의 전형 창출에 촉각을 세워야만 할 뿐 아니라, 지역 문제에 대해 제대로 된 여론화를 견인하고 선도적 관점에서 비판 기능을 수행해야 할 당위를 거머쥐고 있다. 신문이 따뜻한 건 온정 기사를 싣고 있어서만이 아니라 온정의 의식을 널리 펼쳐내기 위한 인식 확산을 북돋우고 혹은 그러한 상황을 도출해냄으로써 따뜻해진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얼마 전, 고3 아이가 투신을 했다.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게 된 원인이 확연하진 않다. 특히, 유족들이 아이의 죽음에 대해 문제시하지 않길 바라는 입장이라 전해 듣기도 했다. 그러해선지 차분한 의례 절차를 통해 아이는 유골함에 담겨 부모 손에 안겨졌다.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 유족으로부터 심중과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에 와서도 어느 학우로부터 한 동안 괴롭힘을 당해 아이가 힘들어했다고 유족은 증언했다. 나름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연령인 고3 아이의 극단적 선택의 원인은 괴롭힘의 고통만을 유일한 이유로 볼 수만은 없을 것이다. 참으로 조심스럽고 안타까운 심경으로 여러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사안이고 난제이기도 하다. 비록 유족의 마음이 ‘조용한 보냄’에 있었다 하더라도 마을의 관점에선 외면만 할 수 없는 문제인 까닭에 양가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우려하면서 접근해야 할, 그럼에도 시선을 돌리고 싶은 고통, 그 자체이기도 하다.

한 아이의 극단적인 선택이 자아낸 고통을 감내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마을아이를 위한 교육 문제에 결코 소홀해서는 아니 되는 협동조합 신문인 광장신문은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어야 한다. 마을아이를 키우는 데에 지역 언론의 몫이 왜소하다는 인식의 정도와 비례해서 외면했다면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광장신문이 격주간 발행 신문이고 시의적으로 적절하지 않았다는 해명을 내놓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는 변명이다. 격주간 신문이 지닌 시의성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게 기획 기사이며 탐사 보도일 것이다. 두 차례의 신문 발행 기간 동안, 이 문제에 대해 편집 과정에서 논의가 없었다면 민완성과 시각의 문제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광장신문의 가치와 존재에 대한 숙고의 부재를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나, 한 아이의 죽음이 병사나 교통사가 아닌 극단적 선택에 의한 세상과의 별리인 경우라면 ‘마을의 병(모순)’이 내재하는 어떤 원인과 결과일 가능성을 놓고 좀 더 파고들어 쟁점을 찾아내 추후, 이런 불행이 더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환경망 조성에 앞장서야 할 엄중한 책무가 지역 언론에 있음을 결코 간과해선 안 된다. 인지한 사안이었음에도 유족들의 의중을 참작한 외면이란 변명이 합당할 수 없는 건, 한 개인과 가정사의 문제로 한정할 수 없는 까닭이고 다시는 유발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을 일각 혹은 전체의 함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광장신문은 ‘건강한 자연, 따뜻한 이웃, 당당한 시민’이라는 3대 제작 생태와 기저를 밝히며 창간한 신문이다. 이러한 경향과 취지를 지켜내고 곡필하지 않으며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기사 작성을 위해서는 지역에서 야기되는 여러 문제의 보도 가치에 대해 기자와 편집자, 독자들이 지속적으로 논제를 확산하고 격론을 촉발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건강한 자연, 따뜻한 이웃, 당당한 시민’이길 바라는 광장신문에 대한 지역민들의 희망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길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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