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보았습니다 - 천제영 순천 부시장

만나보았습니다 - 천제영 순천 부시장

그동안 순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순천의 발전과 이미지 향상을 위해 묵묵히 애써 왔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드러나지 않았던 귀한 분들을 지면으로나마 알리고 모셔 지역의 화합과 발전에 더욱더 이바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인터뷰를 시작합니다. < 편집국 >


▶ 고향에 대한 소개?
제 고향은 섬인데, 미역이나 다시마로 유명한 완도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친척분들과 함께 어머니께서 완도에 살고 계십니다. 완도는 김, 전복 양식이 잘돼, 부자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곳과 비교하여 젊은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 공직자가 되신 계기?
특별한 계기라고는 없었던 것 같고 학교에서 보건환경을 전공했기 때문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제 전공에 맞는 공직을 선택해서 줄곧 온 정성을 다해왔습니다.
 
▶ 다시 태어나신다면, 또다시 공무원 생활을 하시고 싶습니까? 아니라면, 어떤 일을 하시고 싶은지요?
특별히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그만큼 제 공직생활에 만족하고 있다는 얘기겠지요. 1987년도에 전라남도 환경 공무원으로 시작할 때부터 저는 늘 선두여서 승진과 관련하여 동료와 지나치게 경쟁하거나 다툴 일이 없었습니다. 다시 태어나도 환경 분야의 공무원 생활을 할 것 같습니다.

▶ 공직 생활 중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나 성과가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성과나 자랑스러운 일이라고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환경직 공무원으로서 참 보람 있는 공직 생활을 했다고 자부합니다. 일상생활과 아주 밀접한 업무인, 좋은 환경을 만들고 대기 수질 등 환경오염을 방지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한 각종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일선에서 참 많이 애써왔는데 지금 생각해도 선택을 잘했다 싶습니다. 후회 없는 공직생활이었습니다.
 

▲ 집무실에서 기자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전라남도 인사명령(7월 4일 자)에 따라 공로연수에 들어가 이제 순천시민이 된 천제영 순천 부시장.

 ▶ 공직 생활 중 후회되거나 반성하실 일이 있다면?
특별히 반성할 일이 생각나면 그때 가서 얘기하겠습니다. 아쉬운 점은 하나 있습니다. 제가 고향이 완도인데, 공직 생활 34년 중에 처음 3년 정도 구례군에서 근무하고 거의 전남도에서 근무했고 내 고향 완도에서 근무한 적이 한 번도 없어서 매우 아쉽습니다. 일부러 피하거나 그런 것은 아닌데, 지나고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 퇴임을 앞둔 공직자 선배로서 새로 공무원이 된 후배에게 한 말씀 조언해 주신다면?
우리는, 잠자는 시간 빼면 두어 시간 정도밖에 집에서 생활하지 않고 하루 열 시간 이상을 직장에서 동료와 함께 생활합니다. 그런데 그 직장 동료 중에 보기 싫은 사람이 있거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하루하루가 얼마나 괴롭고 힘들겠습니까. 능률도 안 오르고 본인도 스트레스받아 괴로울 것입니다.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직장 분위기가 좋아야 합니다, 집에서도 그러지 않습니까, ‘가화만사성’이라고!

그래서 저는 새로 공직에 들어온 새내기 공무원들에게 꼭 이 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일은 아무리 많고 힘들어도 열심히 하면 할 수 있지만, 기분이 상하거나 즐겁지 않으면 그때는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됩니다. 그러니 주위 동료에게 잘하고 늘 분위기 좋은 직장이 되도록 애써야 합니다. 상대방을 먼저 배려하고 자신이 조금 손해 본다는 생각으로 근무하십시오.
 
▶ 순천에 집을 새로 사셨다고 들었습니다. 왜 순천시민이 되시기로 하셨는지?
지내보니까, 순천이 참 좋습니다. 제가 처음 구례군(1983년 3월 10일 자 발령)에서 공직을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구례가 고향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제 고향 완도도 좋고 구례도 좋은데, 순천은 정말 참 좋습니다. 그래서 완도에 계시는 올해 87세 되시는 어머니께도 말씀드려서 순천에 살기로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도 순천에 몇 번 왔다 가셨는데, 참 좋아하십니다.

▶ 순천 부시장으로도 근무하셨고 이제 순천시민도 되시는데, 외지 사람들에게 순천을 자랑한다면(순천시 3행시)?
천시는 앞으로
년만년
민이 행복한 도시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순천시민이 돼서 더 열심히 ‘시민이 천년만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도시가 되도록 하는 데 온 정성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 정말 호탕하시고 멋진 분이라는 주위의 평이 있는데, 혹시 비결이라도 있으신지요?
비결까지는 아니고요, 그냥 저는 권위 탈피에 애씁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그러시잖습니까. 사람 좋아하고, 지금도 업무 중에는 부시장이지만 일과 이후에는 형님 동생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아마도 주위에서 그런 까닭에 과분하고 좋은 평을 해주지 않나 싶습니다. 도청에서도 7, 8급 공직자만 모아놓고 위에 과장 계장한테 말 안 할 테니까 애로사항 있으면 모두 얘기해 보라고 한 적도 있었는데 말을 잘 안 해서 나중에는 이른바 ‘야자 타임’ 같은 것도 해보면서 권위를 스스로 무너뜨려 보려고 애쓴 적이 있습니다.

▶ 공직에서 은퇴하시게 되면 으레 묻는데, 혹시 선출직 진출 의향이 있으신지?
얼마 전에 모 언론인이 그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현재 공무원 신분인데, 지금은 그렇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생각은 해봐야지요.”라고 얘기했는데, 그게 모 신문에 나와서, 완도 군수 후보 명단에 제가 들어 있었던가 봐요. 그 내용을 어머니께서 아시고는, ‘아들아! 이제 편하게 살아라.’라고 하셔서 “네! 어머니, 알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정치하면 아무리 좋았던 사람도 자기편이 아니라면 적으로 대하는 것을 잘 알기에, 주위에서 여러 얘기가 있어서 고민은 해 보는데, 아직 특별한 생각은 없습니다. 평범한 순천시민이 좋습니다.

▶ 그렇다면, 고위 공직자로서 선출직 공직자에게 훈수, 한 말씀 해주신다면?
선출직에 당선되신 분은 모두 대단하신 분입니다. 그러니 훈수한다는 것은 과분하고 그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바람이 있다면 이것입니다.

정말 사심 없이 시민을 공경하고 위하겠다고, 누구든지 시장 군수가 되시려는 분들은 말은 다 그렇게 하는데, 정말 말로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해관계에서나 정치적인 도움을 받아 왔던 사람들에게 보은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오직 시민의 행복을 위해 시종일관 애써주시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 끝으로, 곧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시는데, 순천시민께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순천에 ‘사감 운동’이라고 있는데, 참 좋은 운동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 허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옛말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웃는 낯에 침 못 뱉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등 좋은 말이 참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이 잘 실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칭찬합시다! 운동’을 모두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적하거나 남의 허물을 들춰내기보다는 칭찬을 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칭찬을 듣다 보면, 잘못을 저지르려다가도 스스로 더 잘하려고 애써 노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우리 순천처럼 살기 좋은 곳, 살고 싶은 곳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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