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국가정원 이야기

연재를 시작하며- 순천만국가정원은 대한민국생태수도 순천의 이미지 제고에 더 없이 귀한 자산이며, 순천의 보물이다. 그러므로 이 보물이 자손만대에 이르기까지 명성을 유지하며 전해지도록, 관리와 보전에 온 정성을 다해야 한다. 이에, 순천만국가정원의 일상에서부터 아주 특별한 부분까지 세심하게 어루만지듯 화룡점정의 심정으로 긴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서문쪽에 위치한 '한국정원'에서 내려다 본 순천만국가정원 모습.


순천만국가정원에 들어오면 사람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이렇게 외친다.

“와, 멋지다. 대단하다.”

“와, 셔터만 누르면 작품이겠다. 그지?”

그리고 워낙 넓다 보니 걷는 것을 포기하고 관람 차를 타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러다가 줄이 길다 싶으면 주위를 빙빙 돌며 또 셔터를 분주히 눌러댄다.

그도 그럴 것이 사방에 꽃과 나무가 서로 어울려 자연의 조화가 장관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어디다 시선을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멋진 풍광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연거푸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된다. 남녀노소 불문의 공통 현상이다.

그런데 어느 날, 호수 정원 앞을 걷다가 아주 특별한 일침이 귓가를 강타했다.
 

이제 막 연인으로 발전하기 위해 공들여 사귀기를 진행 중인 초보 연인 같지는 않고, 오래 사귀다 보니 노련해진 연인 같아 보이는 한 남자가 여자를 향해 큰소리로 가르치는 중이었다.

“눈에 담으란 말이야, 셔터만 누르지 말고!”

“사진 찍어서 그거 몇 번이나 볼 거 같아.”

“아니, 그래도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고들 하잖아!”

서로 애정 어린 충고를 넘어 싸움까지 번지면 어쩌나 싶어, 하마터면 중간에 잠시 끼어들어 ‘두 분이 다정스럽게 기념사진이라도 한 장 찍으시지요.’라고 할 뻔했는데, 다행히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남자의 푸념 섞인 충고는 나지막이 계속됐다.

“눈에 담아야, 그것이 마음에 남고, 평생 무의식 속에서도 오래 기억되는 법인데.”

그 남자 말이 맞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사진 찍느라 시간을 허비한다면 다리만 아플 것이고 결국 마음에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순천만국가정원은 좀 더 여유롭게, 바쁜 일상으로 지친 마음을 쉬게 하고, 자연을 느끼고 즐기며 소중한 추억을 쌓아야 한다. 셔터만 누르다 훌쩍 떠나는 장소가 된다면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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