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장구 처방전 발급 기피
특정 재활사에 몰아주기 의혹

순천시에 거주하는 장애인 A 씨와 B 씨는 보장구 처방전을 발급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보장구 처방전을 발급받으면 각종 보장구(전동휠체어 등)를 일부 자부담을 제외하고 보조받아 싸게 구매할 수 있다.

그들이 처음 방문한 곳은 순천 소재 C 병원이었지만, C 병원은 진료 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보장구 처방전의 발급을 거부했다.

취재 결과, 보장구 처방전은 따로 진료 기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인신분증이나 진단만으로 발급할 수 있었다.

장애인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이동의 문제이다. 그런데도 발급을 거부당한 A 씨와 B 씨는 어렵사리 자리를 옮겨 A 씨는 순천 소재 E 병원에서 격려의 말과 함께 보장구 처방전을 발급받았다.

그런데 B 씨가 찾아간 순천 소재 D 병원은 달랐다. B 씨는 D 병원에서 오랜 시간 진료를 받던 중이었다. D 병원의 의사는 보통 의사들과는 다르게 매우 말이 많았다고 한다.

서류가 복잡하고, 말들이 많아져서 어렵다고 하면서 발급을 거부했다. 그러더니 넌지시 특정 재활사의 명함을 건네며 여기에서 구매하실 거라면 빠르게 처리가 가능할 것이라며 구매를 유도했다.

B 씨는 한 번은 거부당하고 한 번은 특정 재활사에 구매할 것을 권유받은 것에 화가나 병실을 나왔고 D 병원 의사는 따라 나오면서 “나 이렇게 해도 뭐 돈 받는 거 하나 없어요.”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결국, B 씨도 E 병원에서 보장구 처방전을 발급받았다.

보장구 처방전은 의사의 소견이 필요하므로 책임의 소재도 있고, 돈이 되지 않으며, 다음에 보장구 검수 확인서를 발급해야 하기 때문인지 발급을 꺼리는 병원이 일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 씨와 B 씨는 “아픈 사람을 위해줘야 하는 병원이, 자신들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고 무시하고, 자신들의 선택권을 짓밟는 것 같다.”라며 매우 씁쓸해했다.

또한, “이 일이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며 자신들과 같은 피해자들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장애인은 여러모로 ‘을’이기에 언제나 처신이 조심스럽다고 했다.

그나마 A 씨와 B 씨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위로해주며 처방전을 발급해 준 E 병원도 있다는 점은 매우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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