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이 글은 ‘사랑어린학교’ 4, 5, 6학년 아이들이 관옥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마음공부 시간에 나눈 이야기를 채록하여 부분 정리한 것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갈까?

사람이 살기 위해서 꼭 해야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거든. 한 번 알아볼까? 그걸 안 하면 죽어. 뭘까? 생각해 봐. (숨 쉬는 거!) 숨 안 쉬면 죽지. 숨은 마셨다가 내 몸에 필요한 건 섭취하고 필요 없는 건 내보내는 거야. 여기 우리 눈에 아무것도 안 보이지만 공기가 꽉 차 있거든. 공기는 마셨다가 받아들이고 쓸데없는 거는 버리는 거야. 그게 숨 쉬는 거야.

그럼 숨만 쉬면 살 수 있을까? 또 뭘 해야 살까? 숨만 쉬고 살 수는 없잖아. 생각해봐. (태양!) 그래, 햇빛을 받아야 살지. 햇빛을 어떻게 받는지 아니? 저 해가 비칠 때 가서 요렇게 해를 받으면 그게 해 받는 건가? 숨 쉬는 것처럼 저 햇빛도 우리가 먹어야 해. 근데 어떻게 해를 먹지?

할아버지가 설명할 테니 잘 들어봐.
이게 귤이다, 우리가 귤을 먹지. 이 귤 안에 뭐가 있을까? 귤이 처음에 봄이 되면 꽃이 피고 그 안에 귤의 씨가 있지. 그럼 벌이 날아와서 꽃을 잘 건드려주면 열매가 맺히고 꽃은 떨어지고 열매가 자라. 열매는 햇빛을 먹는 거야. 해가 없는 데서 나무는 자랄 수가 없어. 귤이 자라면서 햇빛을 먹지 못하면 못 자라요.

사람은 동물이기 때문에 햇빛을 직접 물 먹듯이 받아먹을 수가 없어. 근데 식물은 해를 바로 먹어서 살 수 있어. 그래서 식물은 햇빛을 받아서 그걸 바로 자기가 쓸 수 있는 에너지로 만들어. 이걸 동화 작용이라고 해. 그래서 그 에너지, 햇빛의 힘을 이 속에다 모아두는 거야. 왜 모아둘까? 겨울에 먹으려고. 씨가 땅속에 떨어져서 거기서 또 나무가 나와야 하거든. 씨가 땅속에서 양식을 먹어야 해. 그래서 이 과일이 필요한 거야. 태양 에너지를, 양식을 저축하는 거야. 그걸 사람들이 얌체처럼 좀 나눠 먹는 거야. 그러니까 식물을 통해서 우리는 태양의 에너지를 먹고 산다. 알겠냐?

콩알 하나 속에는 해님도 들어와 있고, 물도 들어와 있고, 거기에 사람이 농사지으니까 사람의 정성도 들어가 있어. 그래서 콩알 한 알 속에는 天, 地, 人 즉 하늘과 땅과 사람이 그 안에 있다. 옛날부터 그렇게 배웠거든! 할아버지가 너희만 할 때 집에서 나의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쌀 한 톨 속에도 天地人 삼재가 들어있다, 그러니 함부로 먹으면 안 된다, 그런 말들을 했어.

크게 보면 마음은 두 가지가 있어. 생각하는 마음, 또 느끼는 마음. 생각하는 마음은 어디 있을까? 발바닥으로 생각하니? 어깨로 생각하니? 뭐로 생각하니? 그렇지! 생각하는 마음은 여기(머리) 있지? 생각은 머리로 한다. 그럼 느끼는 마음은 어디 있을까? 너희들 겁이 날 때 몸의 어디가 제일 먼저 반응하냐? 겁이 나면 머리가 아프냐? 두려우면, 기쁘면 머리가 막 돌아가냐? 어떠냐? 보통 느끼는 마음은 어디 있느냐 하면 가슴에 있다고 해. 겁이 나면 여기가 쪼그라들어.

그래서 이 두 마음(생각하는 마음과 느끼는 마음)이 건강해지려면 좋은 음식을 잘 먹고, 잘 싸고 운동 잘하고 그러면 몸이 튼튼해지는 것처럼, 마음도 좋은 음식을 잘 먹고 잘 싸. 그러면 마음도 건강해. 그래서 이 두 마음을 건강하게 기르는 것이 마음공부야.

몸의 양식은 입으로 먹지만 마음의 양식은 입으로 먹는 게 아니고 눈, 귀로 먹어요. 무엇을 보느냐 무엇을 듣느냐 하는 게 그렇게 중요한 거야. 아무거나 들으면 안 돼. 아직 어렸을 때는 뭐가 뭔지 잘 몰라. 그러니까 어른들이 좋은 거 골라서 보여줘야 하는 거야. 저쪽 1층에 가면 좋은 책 많지? 눈으로 보지? 그것도 먹는 거야! 좋은 음식, 좋은 책, 새들이 노래하는 소리를 잘 듣는 것, 바다가 출렁출렁하는 소리를 낼 때 잘 보고 듣고 하는 것도 다 먹는 거야. 그래서 너희들이 몸과 마음이 아울러 건강한 그런 아이들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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