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제 아들은 공고에 다닙니다. 썩 기분 좋게 학교에 입학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학교에 다니다 보면 좋은 친구도 사귀고 열심히 공부한다면 대학도 진학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잘 적응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우리 아이는 학교에 마음을 못 붙이고 있어요. 

학교가 공업학교여서 학생들이 공부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고 수업 시간에 분위기도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가르치려고 하지만 학생들이 수용하지 못하니 수업 시간에 배운 학습 내용이 부족한 것처럼 느껴진다고 하는군요. 이렇게 공부할 바에야 학교에 다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것이지요. 

거의 희망을 잃은 아이처럼 보입니다. 부모로서 이런 아이의 모습을 보니 참 속상해요. 그래도 학교에 잘 적응하도록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러면 어떨까요

공업기술고등학교는 대학입시를 준비시키기 위한 학교라기보다는 직업 교육을 위한 목적 고등학교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전문계 학교가 성적 때문에 가는 학교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입학 원서를 쓸 때도 인문계 학교에 갈 성적이 되지 않는 학생들이 진학을 권유받는 경향이 많습니다. 

또한, 성적과 상관없이 직업교육을 제대로 받아 일찍 직업 세계로 나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도 최근에는 전문계 고등학교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이런 목적의 학교이므로 교과과정이 학생들에게 기술을 가르치는 교과목이 우선시 되고 실습교육이 많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입시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국, 영, 수 과목과 과학 계열 및 사회계열 과목들의 수업 일수도 적게 배분되어 있지요. 

그러므로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원했지만 가지 못한 학생들은 일단 그들의 목표가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므로 기술교육에 적응하기가 어렵지요.

자녀분도 원하지 않은 진로로 가게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학교에 적응하기가 어렵고 학생들의 수업 태도나 수업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할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의 상황에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고등학교 3년이라는 기간이 견디어 내기가 참 어려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아마 마음속으로 어떻게 해야 가장 좋은 것인가 고민을 하고 있을 텐데요. 이 상황에서 포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전문계 고등학교이지만 대학을 가기 위해서 어떻게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길을 찾는 것이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아닌가 합니다.

요즘에는 학교와는 상관없이 많은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전문계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진학반을 선택해서 입시 공부를 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전문대학의 관련 학과에 진학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또는 졸업 후 산업체 일정 기간 근무를 한 후 특별전형으로 대학을 갈 수도 있습니다. 그 학생의 경우 일단 2년제 대학을 다닌 후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님께서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설명해 주시고 지금 상황에서도 대학을 갈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주어지고 있음을 알려 주세요.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으로 진학을 위한 공부를 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학원에 다니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 진학을 고려하고 있는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아요.

같이 공부하면서 내가 모르는 것을 아는 친구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내가 알고 있는 부분을 다른 친구가 모른다면 가르쳐 주면서 서로 점검을 해 주며 공부를 할 수 있지요.

학교 공부를 하고 따로 진학 준비를 위한 공부를 하기로 선택을 한다면 공부한다는 것이 아주 힘들 텐데 잘 견디어 내겠다는 결심을 크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힘이 들겠지만, 시간이 지나 잘 적응을 하고 학습을 잘 따라간다면 여유가 생겨서 자신감도 더불어 생길 것이고요. 


그러나 공부하기에 앞서서 우선은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더 우선되어야 하겠군요. 왜냐하면, 학교에 적응도 안 된 상태에서 공부한다고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기 때문이지요.

학교에 잘 적응을 하고 수업 시간에 열심히 듣고 배운 내용을 잘 학습을 한다면 대학 진학을 위한 공부는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그 노력에 대한 결과는 반드시 주어질 것입니다.

전문계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대학을 진학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어떤 방법으로 대학을 진학할 것인지를 결정을 하고 지금부터 준비해 나가는 것이 더 유익한 고민일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서는 현재 자녀의 고민에 이런 해결방법을 보여 주시고 자녀가 스스로 결정을 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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