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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
심명선  |  iseem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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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호] 승인 2017.05.30  17: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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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명선
어린이책시민연대 
순천지회장

달이 참 좋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창을 닫다가
엉거주춤 딸아이를 불렀다

이런 건 왜 꼭
누구한테 말하고 싶어지는 걸까?

아이가 알아차렸는지
엉거주춤 허리를 늘여 고개를 내밀었다

시인이자 어린이문학 작가인 장철문 선생님의 시 <창을 함께 닫다> 전문이다. 어른들은 시인처럼 ‘참 좋’은 것을 아이들과 함께하고 싶어 한다. 정확히 말해, 전해 주고 싶어 한다. 그래서 때로는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이고 강제되기 일쑤라 문제다. 아무리 좋은 것일지라도 강제되어 폭력적으로 다가올 때 기쁨을 누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를 읽으며 ‘엉거주춤’이라는 단어에 머물게 된다. 마음은 간절하지만, 아이의 입장과 상황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시인의 태도에 감탄한다. 상대를 존중하는 상냥함이 느껴진다. 어린이는 키우는 아이를 넘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고 인식할 때 비로소 아이들의 이야기가 들릴는지 모른다.
 

   
▲ 『줄어드는 아이 트리혼』 /  플로렌스 패리 하이드 글, 에드워드 고리 그림, 
     이주희 옮김 / 논장

트리혼은 키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엄마한테 ‘바지가 너무 늘어나는 것 같’아 자꾸만 발에 걸린다고 말한다. 트리혼이 그 말을 하거나 말거나 엄마는 오로지 케이크가 잘 부풀어야 하는 게 큰일이라며 오븐만 들여다보고 있다. 아빠는 저녁 식사 식탁에서 키가 줄어드는 것 같다는 트리혼 말에 머리가 잘 안 보인다며 똑바로 앉으라고 말한다. 아빠가 식사자리에서 아이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 똑바로 앉아서 밥을 먹는 것 이외는 없다. 그날그날 가족이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기 때문에 다른 어떤 말도 아이에게 들을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 

학교버스 운전사 아저씨는 ‘작아지는 사람은 없어. 넌 트리혼 동생인가 보구나.’ 한다. 기존에 작아지는 사람을 한 번도 보지 못해 상상해볼 수 없던 생각에서 한 발짝도 나가려 하지 않는다. 이미 가지고 있는 편견으로 트리혼을 바라보고 있다.

담임선생님은 우리 반에서는 줄어들면 안 된다고 한다. 아이에게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 그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 얼마나 당혹스러운 일인지 살펴보려고 하지 않고 일어나서는 안 될 일만 강조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트리혼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눈으로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믿으려 하지 않는다. 어른들에게 트리혼의 말은 쓸데없는 말이고 그렇기 때문에 트리혼이 그들에게 별 의미 없는 존재로 보였다.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존재이거나 자기 삶을 사는 존재가 아니라 미숙한 존재로 보고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무시하고 이미 부모의 부속물로 존재하는 아이가 하는 말은 불필요한 말로 대하고 있다. 아이는 자기에게 벌어진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말을 하는 건데, 아이의 말을 필요한 말 또는 불필요한 말로 정해놓고 있다. 트리혼은 자신의 말에 어떤 반응도 없고 듣지 않은 부모에게 얼굴을 비롯해 온몸이 연두색으로 변했을 때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는다. 어차피 어떤 말을 해도 듣지도 않겠지만 잘 살펴보지도 않고 어른들 마음대로 판단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 어른들의 일방적인 행동들이 부모와 자녀 그리고 교사와 학생이라는 무늬만 있는 관계 그 이상의 관계를 담보할 수 없었다는 것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하루하루가 모여 사람의 인생이 된다. 어떤 누구도 어린 시절을 뺀 채 인생을 이야기할 수 없다. 어른은 어린이와 같이 관계를 맺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고 같이 살면서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별의별 일이 다 생길 수 있는데 그럴 때 같이 해결하면서 지혜가 생기고 배움이 일어난다. 해결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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