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서산대사길.
화개장터 막걸리로 시작하여  의신 동동주로 마감했습니다.


지리산 토끼봉과 벽소령에서 내려온 물이 화개천을 이루니, 
그 물소리를 들으며 걷습니다. 
화개천 동쪽으로 아스팔트 도로가 나 있고, 
서쪽으로 폭 좁은 서산대사길이 있습니다. 
두 길 모두 신흥마을에서 의신마을로 오르지만, 
생김새만큼이나 걷는 느낌은 제법 다릅니다.
아스팔트길은 쉬지 않고 계속 오릅니다. 
서산대사길은 오르기도 하다 내려가기도 합니다. 
힘주어 오르다 보면 내리막길을 만나서, 
졸졸 흐르는 물에 손 담그고 작은 폭포를 올려보기도 하며, 
바위 틈에 뿌리내린 진달래를 만나기도, 
이름 모를 갖가지 작은 꽃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빠르게 오르면 보지 못하고
쉽게 오르면 만나지 못할
기쁨과 땀과 웃음과 도란거림을 접합니다.
가장 큰 만남은 일상에서 벗어난
사람 그 본연을 마주하는 기쁨일 것입니다.
먼저 손 내밀고 쉽게 웃고 느긋하게 같이 기다리다 가는
어린아이 같은 사람들 말입니다.


단풍 지면 다시 가려니 기다렸다 같이 갑시다.


글, 사진: 이정우

 

2017. 5. 5(금)

- 새벽을 걷는 사람들 -

순천언론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소모임으로
매주 토요일 순천만을 중심으로
바다와 산을 따라 새벽을 걸어 하늘을 닮고픈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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