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수현
    순천여고 교사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두 번째 정권교체라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대통령이다. 우리는 역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 새 정부는 일제 강점기부터 쌓인 구악과 적폐를 하나하나 청산해야 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야 한다. 절대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환경을 탓하지 말고 진정성을 갖고 끈질기게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이 반드시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며 힘을 보탤 것이다.

민심 통합이 최우선 과제
먼저 할 일은 갈가리 찢긴 민심을 한군데로 모아야 한다. 지역 간, 세대 간, 계층 간, 이념 간 분열된 국민의 마음을 최대한 묶어내야 한다. 지금 민심은 분열을 넘어 적대적인 관계에까지 이른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이번 대선에는 지역감정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이전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소위 보수와 진보의 대결은 우려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고성과 막말은 기본이고, 무시와 배제, 적대의 지경으로 심각해지고 있다. 세대갈등과 계층갈등도 이번 정권이 기필코 풀어야 할 숙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정파에 구애받지 않고 유능하고 참신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그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경제민주화 반드시 이루어야
다음으로 경제민주화를 이루어야 한다. 익히 알다시피 박근혜 씨는 선거 때 경제민주화를 공약했다가 당선된 뒤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팽개치고 말았다. 국민을 속이고 우롱해 놓고도 한 마디 사과가 없었다. 국민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경제민주화는 양극화를 해소하여 계층 간 갈등을 줄이고 국민을 통합하는 지름길이다. 경제 민주화를 위한 여러 방면에서의 다양한 대책들은 이미 오래전에 제출된 상태다. 재벌을 해체하고 중소기업 위주의 경제 구조를 만들어 우리의 경제기반을 튼튼하게 해야 한다. 비정규직과 인턴제를 철폐하거나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 원 이상으로 올리고, 최저 연봉과 최고 연봉 간의 격차를 규정하는 법을 제정해야 한다.

공정한 사회 위해 규칙 엄격 적용해야
세 번째로,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기득권-강자가 성과를 독식하는 카지노자본주의를 개선해야 한다. 패자도 절망하지 않고 다시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강자(갑)의 횡포와 독과점을 막는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엄격하게 적용-집행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징벌적 배상제도를 빨리 도입해야 한다. 법 위에 군림하거나, 법을 무시하는 사람, 돈이나 권력으로 교묘하게 법망을 빠져나가는 사람이 없어야 국민이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지 않는다. 똑같이 잘못했는데도 힘, 권력, 돈에 의해 처벌이 달라지는 사회는 불공정한 사회다. 나아가 같은 시간 동일 업무를 하는데도 보수나 보상이 달라지면 공정한 사회가 아니다. 공정한 사회를 위해서는 민주적으로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을 예외 없이 엄격하게 적용-집행하는 일관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보수의 반성 없이 재집권 어려워
마지막으로, 이번에 패배한 소위 보수들의 반성을 촉구한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패배의 직접적 원인이긴 하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한국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라 ‘수구꼴통’으로 불릴 정도로 이론적 바탕이 없고, 논리적 합리성이나 일관성이 빈약하다. ‘보수는 부패하고 부도덕하다’는 이미지는 이제 고착화되었다. 자기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체면이나 명분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뻔뻔하고 비열한 음모와 술수도 마다치 않는다. 얼굴에 철판을 까는 것은 일상이 되었으며 어린애같이 억지를 부리고 떼를 쓰는 일도 다반사다. 때에 따라 막말, 폭언, 거짓말, 말 뒤집기 신공을 마구잡이로 쓴다. 일부를 전부인 양 호도하고, 흰 것을 검다고 벅벅 우긴다. 전가(傳家)의 보검(寶劍)인 ‘친북, 빨갱이’ 초식을 아무 때나 구사하여 효력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보수여, 다시 집권하려거든 제발 철 좀 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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