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등 망룡리, ‘푸른숲농장’ 오주현 씨

2016년 1월에 민관협력 형태로 순천로컬푸드(주)가 출범하고, 6월에는 직매장이 개장하는 등 순천로컬푸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로컬푸드 가공시설과 농가레스토랑, 제2호 직매장까지 개장할 계획이어서 그 범위와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로 5년 째를 맞는 순천로컬푸드. 순천광장신문에서는 순천로컬푸드의 활성화를 위해 순천로컬푸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생산자들인 농민이다. 박경숙 기자



 월등 망룡리, '푸른숲농장' 오주현 씨
“경이로운 꿀벌의 세계를 경험하세요”

월등면 망룡리. 마을을 지나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매화가 곳곳에 활짝 피어 있고, 밤나무, 아카시아 나무 가득한 곳에 ‘푸른숲농장’이 있다. ‘푸른숲농장’ 오주현 씨는 귀농 4년차이다.

마을을 걸으면 나무와 숲과 새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그 모습에 반해 귀농을 결심했는데, 수입이 너무 적다고 한다. 100% 벌꿀인데도 “설탕 먹인 꿀 아니냐?”고 의심하는 사람이 있어서 속이 상하던 중, 그나마 신뢰할 수 있는 로컬푸드 매장에 밤꿀과 아카시아 꿀, 화분 등을 내기로 했다.

“우리 집 벌은 순해요.”
벌이 순하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아 다시 물었다.

“그걸 어떻게 알아요?”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른 집의 벌은 덤비더라고요 ㅎㅎㅎ”

다른 집의 벌이 공격하려던 것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의 행동 때문이지 벌이 순한 것은 아닌 듯 같지만, 벌집 주인의 벌 사랑이 재미있어 한바탕 웃음으로 벌들의 세계에 대해 들었다.

벌이 꿀을 모으느라 한창일 때, 오주현 생산자는 바빠서 밥도 못 먹고 일한다고 한다.
벌이 꿀을 모으는 것은 벌의 일인데, 왜 농부가 바쁠까?

“벌통 속에 여왕이 한 마리씩 있는데, 새로 여왕이 태어나면 집을 비워주고 떠나버려요. 여왕벌에 길쭉하게 꼬리가 달리면 그걸 없애거나 다른 통에 옮겨야 해요.”
 

▲ 월등 망룡리, ‘푸른숲농장’ 오주현 씨

꿀을 수확해야 할 벌도 번식을 하는데, 벌이 많아지면 여왕벌이 분가를 준비한다. 그때 잠시라도 방심하면 여왕벌이 배를 빵빵하게 채워서 식구들 데리고 어딘가로 떠나버린다. 밥 먹는 사이에 떼로 날아가 버리면 얼마나 허망한지. 벌의 세계도 인간의 세계만큼 경이롭다.

수입은 적지만 벌의 세계에서 인문학을 배우는 삶, 깊은 숲속에서 닭이 친구가 되어 하늘과 바람과 새들과 노니는 삶이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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