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는 상생이자, 건강 지킴이이다”

2016년 1월에 민관협력 형태로 순천로컬푸드(주)가 출범하고, 6월에는 직매장이 개장하는 등 순천로컬푸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올해는 로컬푸드 가공시설과 농가레스토랑, 제2호 직매장까지 개장할 계획이어서 그 범위와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로 5년 째를 맞는 순천로컬푸드. 순천광장신문에서는 순천로컬푸드의 활성화를 위해 순천로컬푸드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그 첫 번째 순서는 생산자들인 농민이다. 

생산자이며 소비자인 한재근 씨
“우리 형수 웃게 하는 로컬푸드”

파 한 봉지에 2500원이다.
파 여섯 봉지를 손질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아내는 2시간, 한재근 씨는 3시간이 걸린다. 3시간 노동으로 1만 5000원을 버는 것이다. 세 시간 노동에 1만 5000원이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이다. 파를 생산하는 시간은 고려하지 않더라도 파를 뽑아서, 다듬고, 포장하는 시간만 따져도 최저임금도 되지 않는 게 지금 우리 농업의 현실이다. 어쩌면 농업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재근 씨는 “우리 형수를 웃게 하는 로컬푸드”라며 매일 매장에 들러 무, 파, 감자를 담아 진열대에 상품을 진열한다. 한 씨가 들고 나오는 물건에는 생산자 ‘장계득’이라고 적혀 있다. 그의 형수 이름이다.

평생 교직에 있었던 한 씨는 은퇴하기 전부터 별량면 금동마을을 드나들며 텃밭을 일궜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들어있는 마을은 언제가도 좋았다. 아픈 형수의 안전을 살피는 일도 젊은 시절의 은혜에 보답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다른 사람 도움 받는 것을 싫어하는 형수를 배려해 농사지으러 온 거라는 핑계 대기에도 좋았다. 그렇게 곁눈질로 도우며 시작한 농사가 형수의 소득을 올려주고 있어 고맙단다.
 

▲ “우리 형수를 웃게 하는 로컬푸드”라며 매일 매장에 들러 무, 파, 감자를 담아 진열대에 상품을 진열한다는 한재근 씨.


생산자이며 동시에 소비자인 그는 장에 가면 중국산이 이미 50% 정도를 점령해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 이러한 때에 로컬푸드가 시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을거리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그 자부심은 노년을 뿌듯하고 풍성하게 한다. 파를 일일이 손질하면서 배우는 것은 명상을 하는 것, 그 이상이다. 돈을 바라고는 절대 할 수 없는 것이 농사지만 농사를 통해 누리는 기쁨은 다른 어떤 즐거움과 비길 수 없다. 특히나 한재근 생산자에게 로컬푸드는 형수도 웃게 하는 것이다.

별량면 금동마을은 예전에 방한복이 없이도 밤늦게 동네에 들어가면 훈기가 감돌았다고 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들도 동네가 참 따뜻하다고 한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 산길로 걸어가면 제석산에 오를 수도 있다. 순천만이 환히 펼쳐져 있는 풍경도 좋다. 그러나 마을은 경사가 심해 농사짓기 힘들고, 계단식 논과 밭이 많다. 계단식 밭은 길도 없어 퇴비는 전부 등에 져서 날라야 한다.

그렇게 농사지은 안전한 먹을거리는 많은 지인으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웃들이 계속 찾아주는 것을 보고 먹을거리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게 된다. 생산자의 한 사람으로 알뿌리 하나하나, 잎채소 한 잎 한 잎을 손질하면서 소비자인 시민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한 겹 한 겹 쌓아가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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