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성/화/고/방/담(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

지난 호 인문계고 야자, 매점 문제를 기사화하고 야자문제와 야자개선점에 대한 방담을 나누고, 이어 10월 17일 저녁 7시 광장신문사에서 순천지역 5개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 방담을 나누었다. 전문계고 학생들의 고민은 어떤가? 여전히 한국사회는 학벌간의 임금격차가 심하고, 사회적 지위에 대한 인식의 문제도 단단하다.

효산고 안준철 교사, 전자고 한상준 교사가 참여했고 효산고(허승, 김다은) 전자고(박경학, 서민기, 이용준) 순천공고(김윤준) 청암고(조윤정, 최현주) 한국바둑고(최석환, 손채원)가 참여해서 먼저“진학과 취업 사이의 갈등은 없는지”학교별 실태를 공유하고, 이와 관련“학생들이 학교에 바라는 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상준-광장신문에서 인문계고 야자, 매점 문제 기사화했다. 야자문제 학생기자들이 신문에 내기도 했고, 야자개선점에 대한 방담도 나누었다. 전문계고 학생들의 고민은 어떤건가? 취업을 염두에 두고 특성화고 가는데, 취업을 원하는지? 대학진학을 원하는지 이야기 해보면 좋겠다.

■안준철-2년 전부터 공부 잘하는 학생들도 대학진학을 하지 않고 취업한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안 되고, 고졸취업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사회에 뿌리박힌 학력의 문제는 여전하다.

■최현주-간호과 재학 중이다. 1,2학년 때 실습 나가서 간호조무사 과정 공부하고, 시험보고 합격하면 그걸로 취업한 경우도 있는데, 저는 진학전형이다. 연계전형이 있어서 청암고에서 청암대 가면 최저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저희는 전문계고(특성화고-이후 동시 사용) 공부하기 때문에 가고 싶은 대학이 동신대면 수능기준을 거기에 맞추어야 하는데, 맞추기 어렵다.

■안준철-전문계고 진학반을 두면 예산을 안주겠다고 하니 아이들의 요구와 도교육청 방침과의 괴리 속에 현실적 고민이 많다. 최근 15년 만에 은행에도 취직했다. 고졸 취업자를 채용하면 회사에 인센티브 주는 제도가 있다.

■허승- 조리과인데 하루 종일 빵 만들다가 왔다. 교과공부 인문계에 비해 부족하다. 재직자특별전형으로 3년 근무하면 대학갈 수 있다고 했는데, ‘고려사이버대학’ 같은 곳이다. 그래도 취업을 제대로 시켜주는 편이어서 거기에 맞추어 선취업, 후진학할 계획이다.

■박경학-광정보통신과다. 관련 자격증 따서 맞는 기업 찾으려고 한다.

■서민기-취업준비하고 있다. 전자고에서 공부를 잘한다고 해도 인문계 하위권보다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취업준비반으로 가는 것이 낫다. 전기전자관련 광케이블 배우는데, 상시 검정하면 누구나 딸 수 있다. 전기기능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용준-포스코 들어가려고 자격증 준비하고 있다. 성적 상위그룹도 취업 쪽으로 돌리고 있다.

안준철-바람직한 일이다. 정부에서 그만큼 일자리 창출해 주어야 한다. 진학과 취업 사이에 갈등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최석환-바둑과가 있는 대학 갈 생각이다. 바둑선생이나, 바둑을 전파하는 일을 하고 싶다. 밥 먹고 바둑만 두는 프로기사는 되기 어렵고 힘들다.

손채원-바둑이 좋기도 했고, 인문계는 공부만 하니까 바둑을 두고 싶었다. 소수 빼고 프로 기사되기 어렵다. 대학가기 위해 준비한다.

김윤준-공고에서 건축과는 새로 생긴 과라서 취업 잘 되는 편이다. 1학년은 실습 안 해서 성적관리하고 있다. 대학 가봐야 취업이 미지수고 웬만하면 취업으로 진로를 정하라고 학교에서도 권한다.

김다은-효산고 컴퓨터디자인과다. 요즘 금융 쪽이나 대기업에서 취업추천이 들어오고 취업하는 선배들도 많아 은행, 무역 쪽으로 공부한다. 자격증 준비 중이다. 대학 말고 취업 쪽으로 가려고 한다.


“학교에서는 자유를 얼마나 허용하고 있나? 학생들의 불만이나 요구를 전달할 통로가 있는가?”

최석환-불만 있으면 학생들끼리 토론하고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다음부터는 선생님께 먼저 말하라고 지적받았다.

최현주-청암고는 활발하다. 한 달에 한번 대의원 회의하는데 대의원들에게 주제를 주면 전달해서 회의한다. 예를 들면 생활복 문제 거론되어 토론했다.

안준철-그런 힘이 어디서 나오나?

최현주-작년에는 미약했는데, 학생부장 선생님이 바뀌면서 학생회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안준철-학생회 사무실은 있나?

최현주- 청암고는 교무실 옆에 있다.


“진학과 취업 관련해서 학교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조윤정-수요일 오후 외부강사가 와서 진학이나 취업에 대해 듣는 시간이 있다. 공채반은 취업준비 자격증 딴다.

손채원-바둑고는 만족스럽다.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일반대학 진학 준비한다. 경험하지 않은 것 최대한 경험해 보고 싶다.

최현주-청암고는 교사들이 임상경험이 있어서 그런 경험담 듣다보면 감동받는다.

허승- 좋은 곳 취업 추천하는데, 취업 후 비정규직이거나 인턴으로 취업해서 2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잘하면 정규직, 안되면 그만이다. 아무튼, 요즘 좋은 곳 취업 추천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런데 인턴으로 취업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 쉽지는 않은 만큼, 학교의 사후관리가 또한 필요하다고 본다. 

이용준-관련 자격증을 따기 위해서 하는 공부는 학교에서 배우는 게 더 좋다. 방과 후 수업에서 자격증 취득과 관련한 수업을 더 많이 해주면 좋겠다. 학교에서 취득에 따른 교육비를 지원받고 있다. 

최석환-체육시간을 늘려주면 좋겠다. 1학년 때 1주일에 한번하고, 2,3학년 때는 없다.

조윤정- 야자반과 공채반 스스로 선택해서 가니 불만이 없다.

김다은-고등학생이라 한눈팔고 자퇴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선생님들이 학생들이 믿고 따를 수 있는 학생들을 잡아주는 기둥이 되어주면 좋겠다.

안준철-나는 차도 없고 아파트 평수도 작지만 주변에서 보면 내가 제일 행복한 것 같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자기가 처한 환경 속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교육에서 담아야 한다. 학생들에게 행복 감수성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여러 가지 어려운 가운데 이렇게 참석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해준 점에 대해 감사드린다. 모두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사람으로 사회에 기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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