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산 언저리를 걸었습니다.
내려보니 여자만의 섬들이 보입니다.
섬들에서 불빛이 반짝이네요.
어떤 섬은 작고
어떤 섬은 제법 크고요.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어서 홀로인듯 보여도
물길로 이어지지 않은 섬은 없네요.

대치마을에 내려오니
속이 텅빈 나무 두 그루가 묵묵히 서있습니다.
홀로가 아니라서
가끔은 나았을지 모르나
한 자리에서 버틴 세월이
속이 비어간 한평생이려니 짐작합니다.

우리도 그런가!
섬마냥 떨어져있는듯 보여도
서로 이어져 있으니
이런저런 마음에
세월이 갈수록 속은 나무처럼
텅비는 거.
비워내야 사는 게 아닌가
잠시 짐작합니다.

글. 사진: 이정우
 

 

2017. 3. 18(토)

- 새벽을 걷는 사람들 -

순천언론협동조합 조합원들의 소모임으로
매주 토요일 순천만을 중심으로
바다와 산을 따라 새벽을 걸어 하늘을 닮고픈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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