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경호
순천여고 한국사 교사

지난 3월 10일 헌법재판소는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역사적 선고를 하여 촛불시민을 환호하게 했고, 86%의 국민이 이에 찬성의 뜻을 표했다. 이제 전직 대통령이 된 박근혜의 처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촛불혁명이 박근혜 처벌로만 완성되지 않는다고 본다. 왜냐하면 박근혜라는 한 인물을 보고 국민들이 뽑아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잘살아 보세’라는 구호로 대변되는 박정희 시대의 역동적인 국가주도 경제성장에 대한 향수가 그녀를 당선시켰다. 엄밀히 말하면 이런 현상을 간파한 수구세력이 국가주의와 반공일변도의 냉전체제 유지를 목적으로 그녀를 자신들의 얼굴로 등장시켜서 당선시켰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촛불혁명은 남북분단을 악용하여 적대적으로 공생하는 냉전독재와의 결별이자 경제개발을 명분으로 노동자를 억압하는 자본독재와의 결별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국에 생각나는 세계사적인 사건이 있다. 그건 바로 1968년에 유럽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68혁명이다. 68혁명이란 베트남전에 반대하면서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상상력에게 권력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젊은이들이 권위주의에 대한 반대운동을 벌이기도 했던 것이다. 

100만에서 200만이 넘는 인파가 모여서 압사사고의 위험성마저 느껴야 하는 광화문에 유모차를 끌고 나오는 민심은 이른바 ‘헬조선’에서 이 아이들을 구출하고 싶다는 젊은 부부들의 간절한 소망이 아니었던가? 대한민국은 이제 전혀 다른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남북분단도 서러운데 이것을 악용하여 외국산 무기를 사오는데 우리의 피땀 어린 세금을 들이붓는 세력과 논리를 청산해야 한다. 우리의 세금을 외국 무기 사오는데 쓰기보다 우리 일자리를 만들고, 남북경제교류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반도와 각 가정에 평화가 온다. 그렇지 않아도 동북아 긴장의 한 가운데 있는 우리 한반도를 아예 화약고로 만드는 사드 배치는 더욱 사리에 맞지 않다. 사드, 즉 고고도 미사일은 우리 국민의 절반 이상이 살 뿐만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기능이 몰려있는 수도권을 보호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도 그 정확성에 대한 회의를 제기할 정도이다.

한마디로 검증되지도 않은 무기체계를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와서 사다 놓고 중국에게 사드보복을 당하게 하는 저의가 의심스러울 뿐이다. 특히나 정권교체가 예견되는 지난 해 총선 이후에 사드를 서둘러 배치하려는 미국과 맹목적 추종세력이 이번 탄핵가결이 예상되는 시점에 서둘러 사드를 갖다 놓고 기정사실화 하는데 혈안이다. 북한 핵을 이용하여 우리 국민을 수구냉전세력의 논리로 묶어 놓으려는 정치적 셈법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뿐이다.

또한 정치는 재벌에게 온갖 특혜를 주고 재벌은 정치에 검은 돈을 주는 우리 사회의 대표적 반칙이자 불공정 관행인 정경유착을 청산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5월 9일 대통령선거는 냉전적폐세력과 정경유착 적폐세력을 청산하는 선거가 되어야 하고, 이로 인해 잘못된 논리와 세력을 깨뜨려 나가는 희망살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폐세력과의 어떤 연줄도 없어서 청빈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밝은 눈과 사심 없는 귀를 가진 분이 대통령이 되어 과단성 있는 개혁을 추진했으면 한다. 그래야만이 촛불혁명의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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