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비료산업연합(UNIFA)에 도착한 우리 방문단은 질뿌아드뱅 상임이사의 브리핑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졌습니다. UNIFA는 프랑스 전체 비료생산의 95%를 담당하고 있는데 한국과 SYSTEM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첫째, 한국은 무기질화학비료협회와 유기질비료조합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프랑스는 UNIFA에 화학비료업체와 유기질비료업체가 함께 조직화되어 있었습니다.

조직이 하나로 되어 있으면 조직 내의 갈등도 많겠지만 농민과 토양면에서는 훨씬 이득이 됩니다. 어차피 양분으로 치면 화학비료든 유기질비료든 토양에 투입되는 총량이 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과다한 비료투입예방과 그에 따른 비용절감이 농민에게 이득이 되어 돌아옵니다.

부차적으로 환경보호의 효과 또한 당연한 것이겠죠.

둘째, UNIFA는 프랑스 산업부와 농업부의 승인과 위임을 통해 프랑스의 비료생산과 판매에 대한 공식통계를 집계, 발표하고 있었으며, 무기질비료, 유기질비료, 토양개량제의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매우 새로운 SYSTEM이며 정부와 민간업체의 혁신적 거버넌스로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농업통계는 정확도가 떨어지기로 유명합니다. 통계가 정확해야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음에도 주먹구구식 통계에 기반한 정책을 수립하다보니 빈 구멍이 숭숭 뚫리기 일쑤인 것이 한국의 농업정책인 것이죠.

표준화 작업 또한 민관이 힘을 합쳐 수행함으로써 농민과 토양에 실질적 이득을 가져다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셋째, ‘합리적비료’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설정이 UNIFA의 중요정책이었습니다.

‘지속가능한 농업’이 가능하도록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자원을 최소, 최적으로 사용하는 농업생산시스템인 정밀농업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편하실듯 합니다.

이외에도 언급해야 할 내용은 많지만 UNIFA의 놀라운 점은 화학비료업체와 유기질비료업체와의 갈등, 같은 분야에서의 갈등, 비료업체와 구매농민 및 조합과의 갈등을 끊임없이 조정하여 비료가격과 공급을 무조건적으로  시장의 기능에만 맡기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불필요한 경쟁과 거기에 따른 비용을 최소화함으로써 생산업체와 농민 양쪽의 이득을 함께 추구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여기서 프랑스의 역사이야기 하나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1944년 8월 25일 프랑스가 4년 2개월간의 나치 점령에서 벗어나자 임시정부 주석인 샤를 드골은 나치 부역자를 발본색원했다. 6763명이 사형선고(767명 처형)를, 4만여명이 징역형 선고를 받았다. 나치 부역언론(인)이 특히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694종의 신문, 잡지가 폐간·몰수됐고, 잡지 ‘오토’의 사주인 알베르 르죈 등 여러 언론인이 처형됐다. 드골은 말했다. 프랑스가 다시 외세의 지배를 받더라도, 또다시 민족반역자가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한국엔 드골이 없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해체시켰고, 김구선생은 해방된 조국의 분단을 막으려다 살해됐다.”

한겨레 신문의 ‘역사의 복수’ 이제훈 국제부장의 글에서 프랑스가 혁명의 국가이며 국민의 도도함과 자긍심이 왜 넘쳐나는지를 우리는 1944년의 역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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