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년은 유대교인들이 율법에 의해서 7년 만에 1년씩 모든 일을 놓고 쉬는 해를 뜻한다. 땅에도 이 제도를 적용해 7년 농사를 짓던 땅에 1년 동안 경작을 멈추어 그 힘을 되찾게 했다.
7년에 한 번씩 1년 동안의 휴식이라…

보통 사람들에게는 꿈같은 일일 것이다. 1년이 아니라 단 하루도 일터를 벗어나기 힘든 우리의 바쁜 일상을 생각해보면 꿈같은 일이다. 내가 가진, 또는 가져야 할 어떤 것을 내려놓고 이곳을 벗어날 수 있을까? 때로는 그런 용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놀랍다.

스물한 살, 아직은 어려보이는 Higa는 미국인이다. 예전에는 외국인하면 다 미국사람이라 생각했었다. Higa는 정말 미국인이다. She comes from Hawaii. 여기 오기 전까지 화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이었다. 하와이에서 여기까지 무슨 사연을 안고 왔을까?

▶ 한국말을 잘하는데 순천(한국)에는 언제 왔나?

선교사로 작년 가을에 순천에 왔고, 이곳에 오기 위해 9주 동안 한국어 교육을 받았다.

(우리는 10년 동안 영어를 배워도 한마디 하기 힘든데 겨우 두 달 만에 외국어를 이렇게 배울 수 있다니 신기하다)

▲ Taylor Higa 미국 유타주 BYU에서 화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선교사로 활동하기 위해 작년에 한국에 왔다.

▶ 이곳에 온다고 했을 때 가족의 반응은 어땠나?

부모님이 종교가 달라서 처음에는 반대를 하셨다. 그것도 멀리 한국까지 간다는 것을 두려워하셨다. 하지만 오랜 설득 끝에 동의를 해주셨다. 종교를 떠나서 나의 도전이 언젠가는 나의 삶에 도움이 될 거라고 믿어주셨다. 특히 쌍둥이 여동생이 많이 응원해 주었다.
돌아가면 대학을 마치고 의료분야에서 일을 하고 싶다.

▶ 생활비는 어떤 방법으로 해결 하고 있나?

선교사들은 모두 개인이 생활비를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한국에 오기 전에 1년 동안 대학을 휴학하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저축을 해두었다. 그때 적립해 둔 돈을 조금씩 사용하는 것이다.

▶ 하와이와 한국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하와이는 휴양지라서 겨울이 없고 1년 내내 따뜻하다. 사람들은 항상 느긋하고 어쩌면 조금은 게으르다고 할 수 있다. 늦잠자고 모든 것을 천천히 하라고 한다. 많이 일하지 않고 돈은 조금만 벌고 싶어한다. 그런데 한국은 모든 것이 놀랍게도 빠르다. 내가 하루에 이렇게 많은 일정을 해내고 있다는 것을 부모님도 믿지 못하실 것이다. 나도 이제는 ‘빨리빨리’라는 단어가 익숙해졌다. 한국인들은 부지런해서 좋다.

한국 청소년들이 흡연을 하듯 미국 청소년들은 drug를 많이 해서 문제다.

▶ Higa에게 순천은 어떤 느낌인가?

하와이에서는 Milani 라는 대도시에서 살았다. 순천은 도시와 시골(농촌)을 다 볼 수 있어서 좋다. 차를 타고 조금만 움직이면 시골을 볼 수 있고, 또 금방 돌아올 수 있다. 근처에 여행할 수 있는 곳도 많다.

매주 화요일은 자유시간인데 그때마다 인근지역을 많이 구경했다. 아주 흥미로운 도시이다. 매일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게 좋다. 사람들도 친절해서 이곳을 떠나면 나중에 많이 그리울 것 같아 오랫동안 기억하고 싶다.
 

▲ 한복이 제법 잘 어울리는 Higa는 일본이민 4세라고 한다. 어쩐지 얼굴이 낯설지가 않다. (좌: 남나래 선교사, 우: Higa 선교사)

Higa는 우리에게 조금 낯선 ‘후기성도교회’라는 교회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선교사라는 이력을 지우고 보면 이제 스물 한 살의 어린 학생이다.

가장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시기에 모든 것을 일시정지 시키고 있다. 우리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이라면 하던 일을 멈추고 낯선 나라에서 2년 동안 머무를 수 있을까? 우리는 멈추는 것을 싫어하거나 두려워한다.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가 가득하다. 미래를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포기하고 인내하도록 교육받았던 우리의 정서로는 힘든 일이다.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지금 해보는 것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여전히 바쁜 한국이지만 여기 순천에서 지낸 2년의 생활이 Higa에게 안식년 같은 과정이 되기를 기원한다.
 

▲  항상 동반자 남나래 선교사와 같이 다닌다.한국에 오기 전 같이 교육을 받았는데 순천에서 다시 만나 활동하고 있다.
▲  동반자들과 함께 하루 일정을 준비 중이다.
▲ 무거웠다고 한다. 연탄은 요즘 우리도 보기 힘든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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