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저는 중학교 3학년입니다. 2학년 때부터 저를 괴롭히던 애가 2명 있습니다. 2학년 때는 참을만 했는데, 2학년이 끝날 때쯤부터 그 애들 둘 다 폭력동아리에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그동안 별일이 없었는데 3학년에 올라오니까 바뀌더군요. 저희 반이 된 아이는 정말 덩치가 큽니다. 보통 때는 안 그러는데 제가 자기 눈에 띄거나 하면 와서 마구 때립니다. 저도 싸움을 못 하는 편이 아니라서 보통 애들은 저를 못 건드립니다. 복도에 나가면 또 다른 반 아이가 와서 같이 때립니다. 그 애들 말로는 계속 장난이라고 하는데 처음에는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장난이 아닙니다. 정말 화가 납니다. 때릴 때는 웃으면서 장난같이 때립니다. 악의가 없는 것도 같은데 내가 왜 그 두 녀석에게 맞고 있는 건지 정말 미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 두 애가 저를 건드리지 않을까요?


이러면 어떨까요
 

▲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폭력동아리에 가입한 친구들의 장난 같은 폭력 때문에 힘들군요. 두 명이서 한 명을 괴롭힌다니 정말 미치겠다고 하는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상대방에게 어떤 감정을 건드리는 얘기를 들었을 때 상대방은 전혀 그런 것이 아닌 표정이라 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냥 넘어가자니 속으로는 화가 나서 끙끙 앓는 경험도 정말 힘든 경험인데 그런 표정과 장난이라는 말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그동안 혼자서 많이 고민하고 힘들었겠군요. 그러면 이런 방법들을 생각해 보세요.

첫째, 그 아이들이 말로는 장난으로 때리는 것이라고 해도 상대방이 유쾌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때만 장난이지 그렇지 않을 때 그것은 폭력입니다. 따라서 먼저, 그 아이들의 행동을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전달해야 합니다. 그 아이들에게 그들의 행동을 장난으로 받아들일 수 없으니 더 이상 하지 말라고 했을 때 그 아이들은 “장난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쩔래?”하며 더 괴롭힐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할 때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자기 생각을 분명히 얘기하되 결코 움츠러들거나 감정적인 대응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 아이들에게 괴롭힐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둘째, 같은 반에 있는 친구이기도 하고 같은 학교에 있는 친구라면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그 아이들이 폭력동아리에 가입되어 있다면 또 다른 친구들도 피해를 입고 있을 것입니다. 특히, 학교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어른들 (교사, 부모님)의 개입 없이는 해결되기 힘듭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도움을 청하는 것은 비겁한 일이 아닙니다. 다른 친구들을 생각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은 용기 있는 행동입니다. 용기를 내 보세요.

셋째, 그 아이들이 폭력동아리에 가입되어 있고, 자신이 싸움을 잘하는 편이라면 그 아이들의 폭력이 자신을 유혹하거나 시험해보는 것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장난 같은 폭력으로 어떻게 대응하는가를 보고, 싸움하거나 크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가를 시험하여 자신의 동아리로 끌어들이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그 아이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장난같이 웃고 때린다면, 진지하게 폭력은 절대 장난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어떤 이유에서 자신을 괴롭히는지를 물어봐야 할 것입니다. 그 이유에 따라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해야 할 것인지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순히 장난이라면 자신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를 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폭력동아리에 가입시키기 위함이라면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말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이때에도 다른 아이들과 선생님도 함께 있는 공개된 장소가 좋겠습니다.

넷째, 혼자 또는 한두 명이 그 애들과 맞닥뜨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을 해야합니다.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미리 방지하는 방법의 하나는 문제가 일어나기 위한 환경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따라서 그 아이들과 혼자서 부딪히는 일이 없도록 미리 조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을 만나야 하거나 부딪혀야 할 일이 있다면 자신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가까운 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같이 다니면서 그 친구들이 폭력을 행사할 때 다른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서라도 가까운 친구의 도움은 꼭 필요한 것입니다. 자신을 도와줄 수 있는 든든한 친구를 찾아보세요.

 다섯째,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 아이들도 예전부터 폭력적이거나 불량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 아이들이 올바른 길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혼자서 두 명의 친구를 상대하는 것이 힘들다면, 한명 한명 따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나 다른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친구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계속 착하게 살겠다는 마음을 잃지 마시고, 힘으로 친구들을 괴롭히는 일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기억하세요. 그리고 친구들을 돕고 올바른 길로 안내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으로 살길 바랍니다.

조연용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센터장
순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 (국번없이) 1388/www.scyouth1388.or.kr / (061)749-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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