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란 무엇일까?
요즘은 어린이집과 유치원도 있지만 과거에 학교는 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가족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는 곳이었다. 학교는 또 사람을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요즘은 취직이 청년들 삶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래서 우리의 학교는 문제가 많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우리의 아이들이 다른 아이들과의 다름이나 공동체 의식은 거의 배우지 못하고 오히려 배타성과 차별을 배운다. 그래서 사회에 나왔을 때 더불어 사는 법이 서투르고 비슷비슷한 목표와 패턴으로 그저 바쁘게만 살아간다.

아이들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면 모른다거나 꿈이 없다고 한다. 모두가 실용만을 요구하는 이 시대에 반기를 들듯 용기 있게 자신만의 꿈을 찾은 청년이 있다.

 

▲ 촛불집회에 거의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태민이는 사회에 관심이 많다. 제7회 청소년 연설대전에 참가해서 상도 받았다고 한다. 특히 예쁜 김민지 아나운서가 50점 만점을 준 것에 대해 자랑이 많았다.

▶ 먼저 자신을 소개해달라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새내기이다. 초등학교 때 몸이 날렵하고 운동 신경이 좋아서 육상선수로 활동했다. 그때는 그저 달리는 것이 재미있었고 뚜렷한 목표는 없었다. 중학생이 된 이후에 또래 육상선수들보다 작은 체구였기 때문에 한계를 느꼈다. 하지만 육상을 해보겠다고 집에서 먼 중학교에 일부러 진학했었고 매일 등하교를 해주시던 할머니께 많이 죄송해서 그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만둘 때 두더라도 메달은 한번 따보자’라는 오기로 결국 소년체전에서 동메달을 받았다. 그리고 육상을 그만 두었다.

초등학교 때는 올림픽 꿈나무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그 마음을 접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먼 미래를 고민하기 이전에 가장 먼저 해결할 일이 생겼다. 그것은 일단 운동하느라 소홀이 했던 성적을 올리는 것이었다.

이정현의 국회의원 당선으로 순천이 시끄럽던 즈음 정치에 관심이 생겼다. 나는 직업 정치인이 되고 싶다. 사회인이 되어 적당한 부를 쌓은 후에 정치에 입문하는 공식은 싫다. 나는 현실정치에 관심이 많다. 우리사회에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나는 그 변화의 시간과 중심에 같이 있고 싶다. 공부도 열심히 할 것이고, 틈틈이 청소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사회활동에 참여할 것이다.
 

▶ 2017년의 나를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혼자 하는 여행
여러 가지 사정으로 외조부모님과 살고 있다. 올해는 엄마 일이 잘 풀려서 같이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기숙사에 가게 되니 다시 혼자 사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엄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지만 외롭지 않았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지극한 보살핌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생각에는 엄마와 항상 같이 있었던 것 같다. 엄마는 멀리 계셨지만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100% 다 믿어주셨다. 그래서 나는 혼자 하는 여행이 힘들지 않을 거라고 확신한다.

 

▲ 혜림이는 화장품과 옷을 좋아하는 평범한 숙녀이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서는 당차다. 1학년 때는 공부에 방해만 되는 남자친구를 절대 만들지 않겠다고 한다. 이렇게 예쁜데 불가능할 것 같다.

 

 

▶ 먼저 자신을 소개해달라

와우, 내가 대학생이라니. 나는 옷 사는 것, 화장품 사는 것이 좋다. 믿거나 말거나 나는 책사는 것도 좋아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치가 심한 것은 아니다. 나는 중고서점에서 헌책 고르기를 좋아하고, 옷 구경하는 것을 좋아한다. 디자인이나 색감을 촘촘하게 본다. 보는 것이 즐겁다.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먹으로 그림을 그린 적이 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잉어를 그렸는데 선생님께서 잘 그렸다며 벽에 붙여주셨다. 그게 시작이다. 단 한 번의 칭찬이 나에게는 진실이 되었고 나의 꿈이 되었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때마다 초등학교 6학년 교실 벽에 걸린 나의 그림을 다시 기억한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그림 그리기라고 중얼거렸다. 나는 학기 중에는 하루에 4시간씩, 방학 때는 하루에 8시간씩 그림을 그렸다. 같은 사물을 또 그리고, 또 그리는 일이 지루하고 힘들 수도 있지만 하고 싶은 공부를 했기 때문에 입시준비가 괴롭지는 않았다.

나는 회사원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명한 화가가 되거나 근사한 큐레이터를 할 생각도 없다. 작은 나의 갤러리에서 옷 위에 그림을 그려 팔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행복할 것 같다. 내 열정을 내가 하고 싶은 일에 사용하고 싶다.
 

 

 

▶ 2017년의 나를 한단어로 표현한다면?

계단
입시를 위해 모두 다섯 장의 원서를 썼는데, 결과를 기다리면서 경쟁의 피말림을 느꼈다. 만약에 다 불합격이라면 다시 수험생을 할 수 있을까? 사실 대학 이전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선택해서 할 수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대학 입학 후에는 진짜 나를 만들어가는 계단의 첫 발인 것 같다. 이제 정말 나를 그려 보고 싶다. 입학 전에 우선 운전면허부터 도전해야겠다.

 
멋있다. 지금의 학교와 사회에서 만들어가는 보편적인 인식을 뛰어 넘어 과감한 결정을 한 두 청년들이 훗날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인재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며, 그들이 딛는 첫발에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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