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창진
똑소리닷컴 운영자


“정권교체 못 해도 친문재인 세력과는 손잡지 않겠다”
 

지난 6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때 여수 지역구 주승용 국회의원이 한 말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개인적 감정에서 어떠한 생각을 하는 것은 자유이다. 문제는 호남의 절대적 지지로 제3당이 된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할 수 있는 발언이 아닌 것 같다.

10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추운 겨울 두 달 넘게 전국의 거리에서 촛불을 든 까닭이 무엇인가? 오직 ‘정권교체’를 통한 민주정부 수립이다. 원내대표의 발언은 개인이 아니라 그 당의 입장이 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국민의당이 박근혜 퇴진을 위해 거리에 나선 것이나, 서명을 받으러 다닌 것, 현수막 달기 등이 모두 ‘정치 쇼’였다는 것인가?  

이명박-박근혜 정권 10년 동안 최대 피해지역인 호남 출신 국회의원이 한 말이라는 것에 더 기가 막힌다. 우리 지역은 국정 농단 세력의 횡포가 더 심각하다. 하다못해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에서도 지키려고 흉내라도 냈던 지역 균형 인사가 철저하게 무시되었다. 그 영향이 공기업과 대기업까지 미쳐 많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앞으로 상당 기간 지역 출신 인사들의 진출에 암적 요소가 될 것이 뻔하다.

촛불 광장에서 집단 지성은 ‘새누리도 공범’이라고 외치고 있다. 그런데 ‘정권교체’를 포기하고, 심지어 새누리당 출신과도 정략적인 연대를 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 그것이 민주주의 발전과 지역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런 말을 비춘 의도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

주승용 의원의 이 같은 발언에 전국의 촛불 민심이 분노하고 있다. 연일 언론 보도와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네티즌들의 비난 댓글이 줄을 잇고 있다. 그냥 개인의 비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수 지역구’라는 것이 따라다닌다. 여수시민으로서 창피한 일이다.

주승용 의원 발언 못지않게 지역민을 당황하게 만든 정치인이 순천 지역구 이정현 국회의원이다. 지난해 11월 기자들에게 “그 사람들이 그거(탄핵) 실천을 하면 제가 뜨거운 장에다가 손을 집어넣을 게요”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 결의안이 통과되었으나 지키지 못할 약속이었다. 촛불 민심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막말을 쏟아낸 이정현 의원 순천사무소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그는 민심과 달리 국민의 대통령이기를 끝까지 포기한 피의자 박근혜의 호위 무사를 자청하였고, 당 대표 사퇴 요구를 버티면서 ‘환관내시당’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정현 의원의 입에서 또 어떤 막말이 나올까? 순천지역 주민들은 가슴이 조마조마하였을 것이다. 출향 인사들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한다. 여수에 사는 우리들까지 이정현 의원 때문에 창피하였는데, 순천은 말할 필요가 없다. 여론은 모든 것을 지난 선거에서 이정현 의원을 찍은 순천 시민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이정현 의원이 당 대표를 사퇴하고 탈당을 하면서 비난여론이 조금 잦아들고 있는 이 때 터져 나온 것이 주승용 의원의 ‘정권 교체 포기’하는 듯한 발언’이다. 지금 여수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촛불이 주승용 의원 사무소로 쫓아갈 기세이다.

주승용 의원과 이정현 의원 발언의 공통점은 전형적인 ‘완장주의’이다. 원내대표가 되고, 당 대표가 되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언론의 속성 상 막중한 직책을 맡을수록 엄중함을 느끼고 말을 조심해야 한다.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이 정치인으로서는 선거 마케팅이 될 수 있겠지만 욕을 얻어먹는 ‘노이즈마케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수와 순천은 지금 한창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행정력을 쏟고 있다. 실제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시민들도 물가 상승과 교통 불편 등 많은 불이익을 받으면서 함께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수밤바다’, ‘국가정원’ 이런 도시이미지가 더 중요하다. 혹시나 정치인들의 발언으로 인한 ‘노이즈 마케팅’이 도시 이미지가 되는 것은 절대 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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