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리본만들기 함께 한 ‘아기자기공방’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00일이 되었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할 정부는 304명이 죽는 것을 방치하고, 9명은 아직 차가운 바다에 있는데도 진상규명은 커녕 세월호의 인양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같은 세월호 참사와 적폐의 주범들은 아직도 청와대와 정부에서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박근혜 퇴진 순천시민운동본부는 세월호 침몰사고 발생 1000일을 맞아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의 의지와 힘을 모으기 위해 튼튼한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가죽 공예를 하는 사람을 수소문했다. 마음은 같을 거라는 믿음으로 전화를 걸어 부탁했다.

“안녕하세요? 세월호 리본을 가죽으로 만들고 싶은데, 도와주실래요?”

바로 답변이 돌아왔다. “네, 제가 바빠서 다른 일은 함께 하지 못해도 그런 일으로라도 도울 수 있다면 좋겠네요”

그리고 가죽으로 된 세월호 리본을 함께 만들 자원봉사자를 SNS로 홍보해 모집했다. 여러명이 바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 세월호 리본을 만들자고 자원봉사를 요청하자 10명도 넘는 사람이 모였다. 세월호 리본 500개를 뚝딱 만들며 잊지말고 기억하자고 마음을 모았다. <사진: 천명귀 사진작가>

남정동에 사는 주부는 “놀라운 변화의 소용돌이에 있는 대한민국이,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
는 아주 귀중한 기회인 것 같다”며 “뭔가 함께하고 싶어도 방법을 모르고 있었는데, 세월호 리본만들기라도 함께하고 싶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 자원봉사를 하고 싶어 여자친구와 왔다는 학생도 있었다. 돈으로는 못하지만 몸으로라도 봉사한다며 아이들을 데리고 온 주부도 있었다.

세월호 리본을 만들기로 한 1월 6일, 문화의거리에 있는 ‘아기자기공방’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이 모였다. 먼저 천연가죽에 염료를 칠하고, 벗겨지지 않도록 코팅을 한 후, 드라이기로 말리고, 잘라서 리본을 만들어 고정했다. 힘이 쎈 장정은 가죽을 자르고, 아이들은 고리를 끼우고, 역할분담을 따로 하지 않아도 일이 척척 진행되었다.

‘아기자기공방’을 운영하는 임정남 씨는 20년 전부터 악세사리 무역회사에서 디자인을 시작한 이후 다양한 분야의 공예를 해온 사람이다. “가죽공예가 채색도, 모양도 다양하게 시도하며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껴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화의거리에 입성한 것은 벌써 7년째이다. 그이는 주변에서 도움을 청하면 늘 망설임 없이 간다. 봉사로 하게 되는 일이 많아 수입이 많지는 않지만 그것을 따지지는 않는다. 길게 살아도 100년인데, 살아있는 동안 맘껏 일하자는 것이 지론이다.
 

▲ ‘아기자기공방’을 운영하는 임정남 씨 <사진: 천명귀 사진작가>

임정남(47세) 씨는 다시는 대한민국에 세월호와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한마디 했다. “국민은 다 아는데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하루빨리 진상이 규명되고 억울함이 풀리면 좋겠다”고 한다. 이어 “박근혜는 답이 안 나오는 사람이다. 어찌 대통령까지 됐는지 알 수가 없다. 이해가 안 된다. 인간으로서도 이해가 안 되고, 정치인으로서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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