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의견 들어 청년정책 5개년 계획 마련
2017년 8월 청년센터 개소, 창업 등 지원


청년들을 한 때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라 칭했는데, 이후 5포 세대(인간관계, 내집 추가), 요즘은 삶의 모든 것을 포기한 모포세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취업을 통한 경제활동 기반을 갖는 게 어려워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청년들의 삶이 이처럼 어려워지면서 지자체별로 다양한 청년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와 경기도 성남시 등에서 청년배당 또는 청년수당을 도입하고, 창업과 취업, 귀농 지원 등 다양한 청년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순천시도 2016년부터 청년정책 도입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2016년 3월에 ‘순천시 청년 기본조례’ 제정안을 마련한 데 이어 5월부터 7월에는 순천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아이디어페스티벌을 열어 청년들이 겪는 문제점에 대한 대화를 통해 아이디어를 발굴했다.

그리고 7월 5일에는 시민소통과에 청년정책담당이라는 청년업무 전담부서를 만들고, 8월 청년정책 아카데미를 거쳐 9월 22일 ‘순천시 청년 기본조례’를 제정했다.
 

▲ 12월 13일(화) 순천시의 청년정책 5개년 계획 수립을 앞두고, 청년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청년정책협의회의 심야토론.

청년의 범위는 적용 기관이나 단체별로 제각각이지만, 순천시는 ‘청년 기본조례’에 따라 청년의 범위를 만 19세부터 39세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순천시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순천시 인구가 27만 2201명일 때 청년인구는 7만 6684명으로 28.2%의 비율을 보였다. 그런데 5년이 지난 2016년 말 기준으로는 순천시 인구가 27만 9993명으로 2.8%가 늘었다. 그런데 2016년 말 기준 청년인구는 7만 6329명으로 5년 동안 355명(0.4%)가 오히려 줄었다. 청년인구 비중도 2016년 말에는 27.3%로 낮아졌다.

지난해 7월 15일부터 순천시 시민소통과 청년정책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김선순 담당은 “순천시의 청년정책은 소외되고 고립된 청년들이 주체적인 사회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내고, 스스로 문화와 꿈을 키우고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순천의 청년정책은 당사자인 청년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직접 정책을 제안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순천시는 지난 11월에 53명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청년정책협의회를 발족했다.

이렇게 발족한 청년정책협의회를 통해 청년들의 의견과 제안을 수렴하여 순천시의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도 수립했다. 

올해는 청년들을 위한 활동공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현재의 도시재생센터 2층에 5억 원의 예산으로 330㎡규모의 (가칭)청년센터로 8월까지 준공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역 내 청년들의 소통과 참여 활성화를 위한 교육사업, 청년정책협의회 지원 등과 함께 청년 창업도 지원한다.


인/터/뷰- 순천시 청년정책협의회 이진영 위원장
“청년정책 수립 과정에 청년들 의견 잘 반영해 줘”

지난해 9월 제정한 ‘순천시 청년 기본조례’에 따라 지난해 11월 순천시 청년정책협의회가 발족했다. 청년정책협의회는 공모를 통해 신청한 순천지역의 청년 53명으로 구성했는데, 지역 청년의 문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순천시와 함께 풀어나가자는 취지로 구성되었다.

청년정책협의회는 일자리분과와 참여소통분과, 교육복지분과, 생태문화분과 등 4개의 분과로 나뉘어 있는데, 각각의 분과에서 제안한 내용을 반영하여 순천시 청년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 순천시 청년정책협의회 이진영 위원장

 경선을 거쳐 청년정책협의회 위원장이 된 사람은 이진영(사진. 34세) 씨다. 진영 씨는 남원 출신이지만 순천대 영상디자인과에 진학한 것을 계기로 군 생활 3년여를 제외하고는 줄곧 순천에서 생활하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순천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씨네몰번영회 총무와 노무현재단 사무차장, 영상미디어 강사 등의 다양한 분야의 사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진영 씨는 “SNS에서 순천의 청년정책 이슈가 될 때 관심이 있어 청년정책 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난 12월부터는 청년정책협의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순천시가 우리 청년들의 의견을 잘 받아주어 놀라웠다”며 “각 분과별로 일주일만에 다양한 청년정책을 제안했는데, 순천시가 청년정책 5개년 계획에 대부분 반영해 줬다”는 것이다.

진영 씨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고민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대학 재학 중의 학자금 대출도 다 갚지 못했는데, 취업 대신 씨내몰(옛 지하상가) 청년점포를 창업했다가 망하면서 34세의 나이에 빚더미에 앉았다. 결혼과 출산은 엄두를 내지 못할 상황이라고 걱정이다. 친구들도 대부분 자리를 잡지 못했고, 취업을 하더라도 전공을 살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진영 씨는 다행히 지난해부터 프리랜서 영상미디어 강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진영 씨는 덧붙여 “청년들이 취업할 일자리가 많지 않고, 청년창업 지원정책 때문에 청년들이 쉽게 창업했다가 망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 경험이 많지 않은 청년들을 위해 창업 과정에 준비과정 등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청년들의 의견이 제도권 정치에 반영되려면 지방의회에도 30% 정도는 청년들이 들어가야 다양한 청년정책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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