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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장군봉과 중봉
김배선  |  webmaster@agora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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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호] 승인 2016.12.30  18: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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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은 남도의 명산으로 송광사와 선암사가 있는 불교문화의 중심이며, 순천사람의 주요한 삶의 터전이다. 
순천시 송광면 출신인 김배선 씨는 약 15년 동안 조계산과 그 주변 마을을 누비면서 주민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현장을 답사한 자료를 토대로,  ‘조계산에서 만나는 이야기’라는 책을 냈다.
이 책 주요 내용 중 일부를 김배선 씨의 동의를 받아 순천광장신문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연재한다. 편집국


   
▲ 장군봉

조계산의 지명과 유래

장군봉

   
▲ 김배선 향토사학자

장군봉은 884m 높이의 조계산 정상이며 선암사의 배후 봉우리이다. 그 이름은 선암사 쪽에서 부른 이름인 듯하다. 기록에 의하면 산의 이름은 신라 말 선암사가 창건되던 때에는 청량산이었으나 1100년을 전후하여 조계산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1761년에 다시 청량산으로 바뀌고, 마지막으로 1825년에 조계산으로 바뀌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장군봉은 풍수와 산세에 따른 형상에서 비롯된 이름이다.

장군이라는 단어에서 느낄 수 있듯이 잔주름 없이 우람차게 솟아 좌우로 균형 있게 거느린 줄기에 의해 장군대좌(將軍大坐)라는 경칭(敬稱)이 부여되었다. 뿐만 아니라 정상을 중심으로 가까이 있는 대표적인 지명들 중에는 장군봉을 닮은 작은 장군봉이라는 소장군봉, 장군(봉)의 줄기에서 이어내린 줄기와 봉우리라는 연산줄기와 연산봉, 장군의 막사형태로 생겼다는 뒤편의 장막(박)골, 장군에게 술잔을 바쳐 경배한다는 옥녀봉(순천 향림사의 서쪽 봉우리)과 같이 장군을 받들어 모시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 많다.

장군봉에 오르면 멀고 가까이 에워싸고 있는 지형이 한눈에 들어온다. 북으로는 동을 향하여 반야봉, 천왕봉 등 지리산의 봉우리들이 줄을 잇는다. 동쪽으로는 백운산과 억불봉이 뚜렷하며, 광양제철과 여수산단의 화연 사이로 남해 망운산이 눈을 맞춘다.
고흥 보성의 올망졸망 아우들이 제이름을 외치며 다투어 머리를 들어 올리는가 하면, 서북쪽으로는 주암호를 경계로 하여 조계산을 향해 나무솔개를 날려 보냈던 모후산의 부러워하는 빛이 역력하고, 그 뒤편으로는 빛고을의 제봉(帝峰)을 자처하는 무등산이 위엄을 갖춘 모습으로 가슴을 내보이고 있다.
 

   
▲ 야생화단지에서 바라본 장군봉과 소장군봉

중봉(소장군봉)

중봉(中峰)은 선암사에서 바라볼 때 정상의 약간 오른쪽 아래 솟아있는 봉우리이다. 조계산을 안내하는 책이나 지도에는 ‘소장군봉’(小將軍峰)으로 명시하고 있다.

중봉은 선암사 인근 마을 사람들이 예로부터 불러오던 이름이며, 1800년도 전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선암사의 『대각국사중창건도』에도 표기된 이름이다. 소장군봉이란 이름은 찾을 수가 없다.  아마 등산객이 많아진 1970년대 이후에 안내서를 만든 이가 기록한 이름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봉이란 이름의 ‘중(中)’이 갖는 의미가 장군봉을 기준삼아 그곳으로 가는 길의 중간에 위치한다는 지리적인 예속성과 크기와 높이가 그에 못 미쳐 다음가는 봉우리라는 주종의 성격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중봉과 소장군봉은 같은 뜻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조계산의 소장군봉(중봉)이 장군봉에 가까이 있음에도 필자가 수년간에 걸쳐 장군봉에서 만난 등산객들 모두가 소장군봉(중봉)의 위치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여 가까운 북쪽의 작은 봉우리를 소장군봉으로 착각하거나(우기거나) 선암사 방향의 종주 등산로(향로암 터)를 소장군봉 길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와 같은 혼동은 등산객들의 무지나 잘못이 아니라 중봉의 위치가 주는 시각적 분별의 곤란 때문에 봉우리가 잘 보이지 않는 것이 원인일 것이라 생각한다.

중봉(소장군봉)은 장군봉 정상 표석이 향하고 있는 정면(東)으로 내려가는 줄기의 약 250m 지점이다.

이 길은 선암사에서 선조암골이나 동부도 능선길 또는 냉골의 동부도 능선의 뒤편을 돌아 장군봉으로 오르는 중봉 길이었으나 사찰의 청정유지와 상수도 수원 보호를 위해 선암사에서 통제하여 등산로로는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

장군봉에서 중봉(소장군봉)이 눈으로 잘 구분되지 않는 이유는 정상에서 내려와 소장군봉으로 꺾어 오르는 줄기가 다소 밋밋한 것도 한가지 이유가 되겠지만, 정면으로 내려다보는 시각 때문에 봉우리의 형태가 확실하게 구분되지 않는 것이 주된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중봉(소장군봉)으로 오르는 길이 조계산의 모든 길 중에서 가장 가파르지만 오르고 나면 정상을 향해 내려가는 길이 완만하여 봉우리라는 느낌이 선뜻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소장군봉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위치는 따로 있다. 선암사 입구나 야생화단지에서 조계산을 바라보면 장군봉과 닮은 잘생긴 두 봉우리가 나란히 선암사를 굽어보고 있어 소장군봉(중봉)을 실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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