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의 사회적경제는 어느 길로 향하나? 

[인터뷰 조충훈 순천시장]
"사회적 경제는 시대정신, 손뼉이 마주쳐야 가능"  


내년 사회적경제 활성화 4개년 계획 수립
기반구축과 지원, 교육훈련 등 지원 계획
기관과 사회경제기업 상호 협력해야 가능


순천시의 사회연대경제 현황과 이후 전망을 모색하기 위해 조충훈 순천시장을 만나봤다. 지난 12월 1일(목)이었다. 조충훈 시장은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재벌중심의 체제가 낳은 폐단이다. 지금과 같이 대기업의 독식이 계속 되면 결국 망한다. 사회적경제는 대한민국의 경제체제를 바꾸자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대통령이 바뀐다 해도 현재의 문제는 반복된다”고 했다. “사회적경제는 시대정신”이라는 것이다.

‘사회연대경제’는 social solidar ity economy로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경제’로 번역해 사용하지만, 본래의 의미는 ‘사회연대경제’로 해석하는 게 적절하다. 연대를 통해 사회적경제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의미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사회연대경제’라고 표현하는데, ‘사회적경제’라는 일반적 표현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순천시는 2015년 10월 ‘순천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조례’를 제정해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연대경제 조직에 대한 종합적인 제도의 틀을 마련하고, 2015년부터 사회적경제 아카데미를 진행하였다. 2016년에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추진했으며, 사회적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순천드림’이라는 공동브랜드를 개발했다. 또 시민소통과에 사회적경제담당(6급. 주사)을 신설해 홍보와 지원을 하고, 사회적경제 기업가 양성을 위해 찾아가는 마을별 맞춤형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 순천시청에서 가진 조충훈 순천시장과의 사회연대경제 정책 관련 인터뷰 장면.

순천시는 또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해 ‘순천시 사회적경제 활성화 위원회’와 ‘순천시 마을․사회적기업협의회’를 구성해 사회적경제 기업간 정보교환과 협조체제를 구축해 오고 있다. 2017년에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4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사회적경제 기반구축과 지원, 기업, 기관별 상호협력과 교육훈련을 지원할 계획이다.

조충훈 시장은 향후 순천의 사회연대경제가 잘 추진될 수 있도록 시민을 대상으로 ‘사회적경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공무원 교육도 함께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사회적경제 관련 민관 거버넌스 협의체를 구성한 뒤 여건이 성숙하면 ‘사회적경제 지원센터’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__ 사회적경제를 어렵게 하는 것과 돕는 것 __

사회연대경제 정책과 소통, 지원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조충훈 시장은 “공무원들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인식 부족”이라고 답했다. 몇몇 공무원은 순천시가 사회연대경제에 비중을 두지 않는 이유에 대해 “사회적경제 조직이 지원 받는 것에 관심을 두고 사업을 시작해서, 지원이 끝나면 문을 닫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에 반해 협동조합 활동가들은 “자기 조합 위주로 생각하기 때문에 소통과 연대가 어렵다”고 말한다. 사회적 기업가들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일만 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회적경제 활동가들의 의견을 모아보면 ‘사회적경제 환경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자생력 상실, 사회적경제 인식 부족, 일방적 진행, 성과위주, 보조금 단체로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 개인주의적 성향, 높은 지원 의존도, 성공모델 부족, 낙하산 사업, 공무원의 잦은 인사이동 등을 꼽았다. 반면 ‘사회적경제 환경을 돕는 요인’으로는 시민이 구성하고 발굴하고 성장시키는 경험, 활동 공간이 있어야 하고, 서로 연대하려는 태도, 공무원의 적극성, 그리고 순천시장의 관심, 공동 사무실, 열린 행정, 기존 협동조합의 지원, 공무원 인식전환, 끊임없는 교육과 간담회 등이 나왔다.
 

▲ 사회적경제 이야기 마당에서 사회적경제를 어렵게 하는 것과 사회적 경제를 돕는 것에 대해 적고 있다.

사회연대경제라는 새로운 집을 짓기 위해서는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설계를 하고, 주춧돌을 놓고, 기둥을 세우고, 벽면을 채우고, 지붕을 잇고, 도배와 장판을 하는 등 정성들여 꾸미려는 노력을 할 때 완성된다.

지금의 경제적 위기와 불평등, 생태환경적 위기를 시민의 참여로 극복하려는 의지가 모일 때, 사회적경제가 희망의 문을 여는 통로가 될 수 있다. 협력, 연대, 평등의 가치를 기반으로 모여 소통하고, 기획하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고,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사회연대경제는 고용, 공공성, 참여민주주의를 관통하는 유일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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