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서

이 글은 6학년 아이들이 관옥할아버지와 함께 하는 마음공부 시간에 나누어진 이야기를 채록, 부분정리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어떤 사람 될 것인가가 중요해

성경에 보면 말이야.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라는 숲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났대. 강도를 만나가지고 강도가 돈을 다 뺏었어. 물건만 뺏은 게 아니라 물건 뺏고 막 때려서 피가 많이 나고 옷도 다 뺏기고 가만 놔두면 죽게 되었어. 그때 어떤 사람이 지나갔는데 그 사람이 제사장이야. 옛날에 제사장이란 마을에서 최고로 높은 사람이야. 지나가는데 강도 맞은 채 죽어가는 그 사람을 보고 고개를 탁 돌리고 갔단 말이야.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

할아버지는 만일 그런 사람이라면 그 사람이 제사장이건 왕이건 아무리 높은 학자건 난 그 사람을 인간이라 부르지 않아.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어. 그런데 또 한 사람이 지나갔대. 그 사람은 제사장 밑에서 심부름 하는 사람이야. 그 사람도 보고 그냥 지나가. 그런데 세 번째 사람이 왔어. 세 번째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이야. 사마리아 사람이란 게 뭐냐 하면, 이스라엘 유대인들 얘기야, 유대인이 제일 자부심을 갖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게 아브라함의 자손이다 이거야. 유대인들도 우리나라처럼 전쟁이 있었어. 바빌론이라는 큰 나라가 와서 그 나라를 점령했다고. 그래서 많은 여자들이 바빌론에 끌려가기도 하고 바빌론의 군대들하고 같이 살게 되기도 하고, 그 사이에서 난 사람들이 사마리아 사람이야. 그래서 막 손가락질해. 그런데 그 사람이 지나갔다 이거야. 강도 맞은 사람은 물론 유대인이지.

근데 그 사람은 어떻게 했을까? 그 사람은 그냥 못 본척하고 지나가지 않고 당나귀에서 내려서, 가지고 있던 비상약 중에 제일 중요한 기름을 꺼내 상처를 씻겨주고 그 사람을 나귀에 태워 마을에 가서 여관에다 맡기고 마을 의사한테 그 사람을 치유해 달라고 했어. 그리고 돈이 더 들면 장사하고 돌아오는 길에 모자란 돈 다 갚을 테니 돈 아끼지 말고 이 사람 꼭 살려 달라고 했대.

예수님이 그런 얘기를 해주셨어. 그러면서 당신들은 이 세 사람 가운데 누가 되고 싶으냐 물어 본거야. 너희들은 누가 되고 싶으니? 제사장과 제사장 밑의 사람은 못 본척하고 지나갔어. 사마리아인은 자기걸 꺼내서 씻어주고 닦아주고, 데리고 병원에 갔다고. 종류는 두 가지야. 어떤 종류의 사람이 되고 싶어? 사마리아 사람 같은 사람? 그래, 될 수 있어. 네가 그렇게 하면 돼. 아무도 안 말린다. 그냥 네가 지나가다가 그렇게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이 보이면 그냥 지나가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것만큼만 도와주면 돼. 그치? 누구든지 그런 사람 할 수 있다.

명심해둬라. 좋은 일, 착한 일은 누구든지 할 수 있고 하면 되는 거야. 나쁜 일, 악한 일은 누구든지 할 수 있지만 하면 안 되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착한 사람 될 것인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 될 것인가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이 결정해주는 게 아니야. 누가 결정하는 거야? (내가) 내가 결정하는거야. 그 죽어가는 사람보고 못 본 척하고 지나가는 것도 내가 하는거야. 억지로 그렇게 하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내가 어떤 사람 될 것인가가 중요해. 다른 사람 핑계 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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