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부 순천시의원의 행태를 보고 있자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난 7월에 있었던 후반기 의장단 선거 이후 사사건건 패를 나눠 표 대결을 일삼더니, 이제는 그 패싸움에 빠져 자신들의 존재 이유조차 잊어먹은 모양새이다.

순천시의회는 지난 11월 25일(금) 열린 본회의에서 순천시의 201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과 2017년 본예산을 심사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을 선임할 계획이었다.

25일 오전 11시에 시작하려던 본회의 직전 위원 선임을 두고, 소위 말하는 의장 측과 그 반대 측 의원들이 맞서면서 막말과 몸싸움으로 번져 본회의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결국 오전 11시에 개회하려던 본회의는 오후가 되어서야 개회하였고, 예결위원 선임안을 의결하였다.

이날 오전에 있었던 일을 이유로 장숙희 의원은 열흘 가까이 입원을 하다 최근에야 의회에 다시 출석했고, 박용운 행정자치위원장과 김인곤 도시건설위원장 등은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업무를 보지 않았다.

특히 박용운 위원장과 김인곤 위원장은 지난 11월 말에 있은 순천시의 201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도 하지 않았고, 박용운 위원장은 12월 1일부터 9일까지 예정되어 있던 행정사무감사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행정사무감사를 준비했던 이복남 의원은 박용운 위원장의 산회 선포로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의원에게 부여된 행정사무감사권까지 박탈당한 꼴이 되었다. 시민들은 박용운, 김인곤 위원장의 직무유기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는지 곰곰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지역의 시민단체는 이들 두 명 위원장의 행태에 대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였다. 시민단체는 더 나아가 시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시의원이 그 직무를 하지 않았으니 월급 반납운동까지 펼치겠다는 기세이다.

이들의 예산안 심사 포기와 행정사무감사 포기는 순천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시의원의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마땅히 그 책임을 져야 한다. 비겁하게도 박용운 위원장은 행정사무감사를 포기했다는 책임을 덜려고 했던지 행정사무감사 마지막 날인 9일에 현장방문이라며 두 곳을 다녀오는 생색을 냈다. 

의회 운영 과정에 임종기 의장과 마찰이 있었고, 책임져야 할 일이 있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대응하면 될 일이다. 장숙희 의원이 이미 임종기 의장을 성추행 등의 혐의로 형사고소 했으니 그 결과에 따른 책임을 물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시민들로부터 위임받은 시의원으로서의 직무를 포기하는 것은 경기장에 나간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경기 중에 선수 교체 절차도 없이 경기를 하지 않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 경기장에 투입된 선수가 감독이나 동료 선수가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경기를 포기해서 될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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