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옥의 포텐(터지는) 스피치

▲ 김태옥 소통테이너.
김태옥스피치센터대표

사회자는 징검다리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 축사나 주례사, 강사의 말이 끝난 뒤 다음 순서로 넘어가기 전에 방금 들었던 내용을 요약하거나 정리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청중에겐 저마다의 안테나가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를 읽을 땐 행사 분위기에 어울리는 어조와 적절한 사이두기, 명확한 발음에 유의해야 한다. 간혹 실수하는 경우가 있다. 회사에서 대표이사가 우수사원을 표창하는 자리이다. 대표이사가 무대에 나와 전달하는 순서에서, 사회자가 표창 내용을 읽고, 말미에 “대표이사 OOO 대독”이라고 하는 게 맞는 걸까?

대독(代讀)은 ‘대신 읽는다’는 뜻이지만, 위와 같은 경우에는 ‘대독’이라고 하지 않는다. 사회자가 표창 내용을 읽고 대표이사 OOO 라고만 하면 된다. 본인이 직접 건네기 때문이다. ‘대독’을 붙이는 경우는 대표이사가 그 자리에 없고, 다른 사람이 대신 전달하는 경우이다.

사회자는 행사를 진행할 때 시상품, 마이크 상태, 조명, 빔 프로젝트, 국민의례 음향, 내빈 참석자 확인 등 행사 진행 시나리오에 따른 점검사항을 체크리스트로 관리해야 한다.

토론을 진행할 때 사회자는 발언 시간과 토론의 규칙을 잘 지키도록 해야 한다. 이야기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이끌고 발언 기회를 균등하게 주어 공정한 토론이 되도록 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어조로 토론자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크쇼 사회자는 구성원 모두를 배려할 수 있는 포용력을 갖춰야 한다. 분위기에 활력을 주는 유머감각, 질서 유지와 공동목표를 향해 참석자들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통솔력도 필요하다. 침착하게, 정중하지만 부드럽게 대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꼭 필요한 무대매너
‘무대매너’란 무대에서의 여유로운 태도, 또는 무대를 활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첫째, 바른 인사
인사를 할 때 고개는 어느 정도 숙여야 할까? 스페인 속담에 “어떠한 때라도 머리는 덜 숙이기보다 더 숙인 편이 낫다”는 말이 있다. 예의범절은 수학의 0과 같다. 그 자체로는 가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다른 것에 붙여지면 가치가 달라진다. 중요한 것은 고개를 숙였다가 들 때 앞을 바라보는 것이 인사의 마무리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둘째, 마이크 사용법
마이크가 연단 위에 고정되어 있는 경우 마이크는 연단의 중앙에 놓고, 높이는 발표자의 아랫입술보다 약간 밑에 오도록 조절하면 좋다. 마이크가 얼굴이나 입을 가리면 청중들이 발표자의 입 모양을 볼 수가 없어 답답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입과의 거리는 주먹 하나 정도로 하되, 마이크 성능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셋째, 무대 활용법
연설대를 이용할 때 두 손은 연설대의 두 모서리 위를 감싸 쥐듯 자연스럽게 얹거나 어깨의 힘을 뺀 상태로 깍지를 끼워 연설대 위로 올리고, 또는 자연스럽게 내려뜨리거나 제스처 등을 혼용하며 변화를 주는 게 좋다.

발표할 때 두 손을 앞으로 모아 잡으면 위축되어 보이고, 뒷짐 자세는 권위적으로 보일 수 있는 만큼 피하는 게 좋다.

연설대가 없을 땐 청중석에서 보았을 때 어느 위치에 서서 발표하는 게 자연스럽겠는지를 미리 살피는 게 좋다.

권투경기에 30초 효과라는 말이 있다. 한 라운드 3분 경기에서 마지막 30초에 잘 싸우면 그 강한 인상이 지나간 2분 30초의 부진을 덮어준다는 뜻이다.

끈과 인사는 매듭을 잘 지어야한다고 했다. 스피치의 마무리를 할 때도 시작할 때와 똑 같이 처음 인사했던 자리에 서서 인사하고 제자리로 되돌아와야 한다. 인사, 마이크 사용, 무대 활용법 등 세 가지는 아마추어와 프로를 한 눈에 구분 짓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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