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을 통한 도시 살리기모델 '예술가 작업공간'
“작은 성공 경험을 만들어 가는 과정”

예술과 사회연대경제는 어떤 부분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 사회 곳곳에서 사람들은 왜, 어떻게,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 지도 모른 채 열심히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런 때문인지 주변을 돌아보면 노동과 고용, 생산과 소비, 보육과 교육 등 다양한 현장에서 일그러진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예술현장도 예외는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다. 저렴한 임대료를 찾는 예술가들이 모여 특정지역에 모여 살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면 지역이 아름답게 거듭나고 관광객이 모여드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된다. 그러나 이렇게 사람들이 모여들면 예술가들이 입주한 건물의 임대료가 오르고 예술가들은 또 다른 곳을 찾아 떠나야만 하는 악순환이 시작되다.

사회연대경제의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까?
 

몬트리올의 사례, ‘예술가 작업공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사회연대경제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영리 문화 관련 시민운동과 지역사회 공동체 개발 회사법인(CDEC)이 공동으로 ‘Creative workshops Montreal’을 시작했다.

작업장을 잃은 예술가들에게 작업장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2007년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여섯 번 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연수단이 방문한 곳은 프로젝트의 첫 번째 결과물인 ‘Chat des artistes’ 와 가장 규모가 큰 ‘PI2 de Gaspé’였다.

먼저 ‘Chat des artistes’은 원래 직물공장이던 건물을 43개의 작업장으로 리모델링하여 예술가들이 사용할 수 있게 바꾸었다. 33㎡부터 66㎡까지 작업장의 크기는 다양했고, 임대 기간은 예술가들의 형편에 따라 조정할 수 있게 하였다.

물론 저렴한 임대료가 가장 큰 장점이고, 작업장을 사용하는 예술가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간단한 식사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교류공간도 마련하였다.

두 번째 방문한 ‘PI2 de Gaspé’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예술가 작업장으로 400여 명의 예술가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작업장과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전시장 등을 갖추고 있다. 큰 규모의 작업장을 운영하기 위해 작업장 공간의 일부를 일반 영리 기업의 사무실로 임대를 하고 있으며, 입주한 기업과 예술가들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이곳은 특히 인근 지역 주민들과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봉제산업의 쇠락으로 공동화되어 가는 지역을 재생하기 위한 지역 주민과 예술가들의 필요가 만나서 새로운 문화와 예술의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사회연대경제와 예술의 아름다운 만남을 상상해보자. 예술가들은 안정된 작업장에서 그들의 예술혼을 마음껏 펼치면, 예술가들과 함께 사는 지역 주민들의 삶도 역시 풍성해질 수 있지 않을까?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여섯 번째까지 진행한 ‘예술가 작업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많은 예술가와 지역 주민의 삶이 행복해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각각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고, 예술가 작업공간이 계속 운영된다면 크고 작은 문제들도 생겨날 것이다.
 

예술가와 지역주민의 삶이 행복해져

두 번째 작업장에서는 다른 작업장 보다 저렴했던 임대료가 갈수록 높아져 버거워 하는 예술가도 만났다.

점점 줄어드는 지방 정부의 지원과 높아지는 세금 때문에 지속가능한 운영 방법을 고민하는 담당 직원도 만났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로 구성된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맡은 역할을 충실하기 하기 위해 입주한 예술가와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 활동가도 만날 수 있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을 꿈꾸는 사회연대경제가 직면한 문제는 매우 복잡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한 번의 성공이 그 다음의 성공을 보장하지도 않고 어떤 곳에서는 유용했던 방식이 다른 곳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사회연대경제가 꿈꾸는 세상은 불가능하고, 이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은
일을 잘게 쪼개고 작게 시작하는 것

A라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B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C도 D도 E도… 결국 모든 것이 바뀌어야 하는데 그것은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논리를 편다.

불확실한 시대에 신뢰받는 조직에 대해 연구하는 칼 와익(Karl Weick)이 주장하는 ‘작은 승리 전략(Small wins strategy)’ 즉, 작은 성공 경험을 통해 목표를 달성해가는 전략은 사회연대경제를 고민하는 우리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칼 와익은 “어떤 문제를 어렵게 인식할수록 인간의 무력감과 불안감은 가중되고, 문제에 압도당해 아무 일도 시도하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이럴 때 “목표를 수월하게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을 잘게 쪼개고 작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작은 도전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작은 실패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기고, 동시에 실패의 경험에서 교훈을 찾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캐나다 몬트리올에서는 진행하는 실험과 도전은 도시와 예술의 공존이라는 목표를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는 과정이다. 우리는 그들이 만나는 도전과 과제를 보고, 듣고, 배우며 우리의 걸음을 내디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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