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제주가 품은 구슬픈 과거사

김금숙 작가의 『지슬』 원화 전시전이 지난 10월 29일(토)부터 11월 1일(화)까지 순천문화예술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렸다. 노무현재단 전남지역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전시전에서 작가는 즉석에서 토깽이 등 만화 속 등장인물을 그려 사인을 해주었다. 또 관객을 대상으로 작품에 대한 설명시간도 함께 가졌다. 

▲ 김금숙 작가가 관람객들과 전시된 원화를 둘러보며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지슬』은 제주 출신 오멸 감독의 동명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 2>를 원작으로 한 만화이다. 작가 특유의 수묵화 기법을 사용하였다. 작가는 피해자와 가해자로 양분하지 않고, 명령을 받고 죽여야 하는 군인과 살고자 하는 제주도민의 모습을 인간적인 정서에 중점을 두어 화폭에 담았다. 처참한 상황에서도 순박함과 일상의 기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았다. 작품을 출간하기 전인 2014년에 원화 그림만으로 프랑스 출판사와 계약을 했고, 작년에는 ‘우수 한국만화 도서’로 청소년과 성인 부문에 모두 선정되었다.    

이번 전시전은 작품 배경인 제주도에서 지난해부터 전시전을 시작하여, 부산, 서울, 광주, 밀양, 마산, 부천 등을 거쳐 이번에 순천에서 열렸다. 순천은 1948년 10월 19일 여수에서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군인들이 제주 4·3항쟁 진압 출동을 거부하여 일어난 여순사건의 현장이기도 하다.

4·3 특별법 제2조의 정의에 따르면 제주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군과 경찰로 구성된 토벌대가 7년에 걸쳐 과잉 진압을 하면서 발생한 희생자 수만 2만 5000명에서 3만 명으로 추정된다. 1999년에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2006년 4·3희생자 위령제에서 노무현대통령은 “자랑스런 역사든 부끄러운 역사이든, 역사는 있는 그대로 밝히고 정리해 나가야한다. 특히 국가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잘못은 반드시 정리하고 넘어가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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